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아온 유영하 변호사가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 대신 단수 추천으로 공천을 확정 받았다. 해당 지역 현역인 홍석준 의원은 탈락했다. 도태우 변호사에 이어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이 또 공천을 받게 됐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 지역구인 서울 서초을에서 밀려난 대신 부천시을에 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영환)는 5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17차 공천 결과 대구 달서구갑 선거구에 유영하(62년생) 변호사를 우선추천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구는 국회 과방위 소속 홍석준 의원이 현역이나 사실상 탈락했다.

유 변호사는 17~18대 총선에서 경기 군포시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잇달아 김부겸 민주당 의원에 패배해 낙선했고, 19대 총선에서는 같은 선거구에서 새누리당 후보 출마했으나 이학영 민주당 의원에 패배 낙선했다. 이후 유 변호사는 20대 총선에서는 송파구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했고, 21대 총선에서도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번에 유 변호사는 세 번만에 다시 공천을 받게 됐다. 앞서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2일 박 전 대통령 형사 재판 변호를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대구중구남구 경선에서 승리했다고 밝힌바 있다.

정영환 위원장은 이어진 문답에서 유영하 변호사 단수추천 배경을 두고 “그것 때문에 논의 많이 했고, 늦게 발표했다”며 “현역 의원도 있고 해서. 오늘 아침까지도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단수추천하는 것이 좋겠다고 정무적 판단이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장동혁 공관위원은 “시스템공천의 범위 내에 있다”며 “신청한 후보자 가운데 유영하 변호사가 점수가 가장 높았다. 1~2등 후보간 점수 차도 단수 의결 할 만큼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달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도서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1·2' 출간기념회에서 발언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달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도서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1·2' 출간기념회에서 발언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하 변호사에 대해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고 했는데, 우선 공천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 때문인거냐’는 질의가 나오자 정 위원장은 “(지역구에) 현역의원이 있다. 당 방침은 현역의원이 수고를 많이 했으니 컷오프할 때 고심을 유독 많이하고 대화도 많이 했다”며 “단순히 그게(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이라서가) 아니고 현역의원 훌륭한 분들 많고, 그걸 존중하는 베이스에서 컷오프를 발표할 필요 없이 분란과 분쟁없이 풀려나가는 것 아니냐는 그런 추론을 해본다”고 답했다. 정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잘라내는 게 아니라, 존중하면서 최적의 승리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답했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유영화 도태우 두 변호사 공천을 두고 “국민의힘과 한동훈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대놓고 부정하는 공천을 했다”며 “국민이 이룬 위대한 민주주의 혁명을 정면 부정하는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국민 눈높이 운운하더니 고인 물, 썩은 물도 부족해 국민의 손에 탄핵된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총선을 치르겠다니 ‘도로새누리당’임을 인증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는 5일 17차 회의 결과 발표에서 박성중(58년생) 의원(재선 20, 21대)을 부천시을 선거구에 우선 추천(전략공천)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험지다. 이 지역구는 설훈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승리했으나 설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최근 탈당했다.

미디어오늘은 공관위가 홍석준 의원과 박성중 의원에게 각각 공천배제 결정 및 험지 재배치 결정을 한 것을 수용하느냐고 당사자에게 질의했으나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고, 이들은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 질의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공관위는 강남구병에는 고동진(61년생)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경기 평택시을엔 정우성(77년생) 포항공과대 교수를, 시흥시을엔 김윤식(66년생) 전 시흥시장을, 화성시을에 한정민(84년생) 현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연구원을 우선 추천했다. 제주시갑 선거구엔 고광철(75년생) 국회의원 보좌관이 우선 추천됐다.

공관위는 경선 선거구로 하남시갑를 지정해 김기윤(80년생)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와 윤완채(62년생) 전 한나라당 하남시장 후보, 이용(78년생) 현역 국회의원이 각각 경선을 치르게 했다.

이밖에 다른 현역 의원도 선거구를 재배치했다. 공관위는 서병수(52년생) 현 의원(5선)을 북구부산 강서구갑에서 부산 북구갑으로 재배치해 우선 추천했고, 김도읍(64년생) 현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부산 북구강서구을에서 부산 강서구로 전환배치해 단수 추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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