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의 완전한 세종 이전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TV 영상 갈무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의 완전한 세종 이전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TV 영상 갈무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 돌입 하루를 앞두고 돌연 국회의 완전한 세종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특히 국회 세종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겠다고 밝혀 논란이다. ‘국회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가 종식된다? 무슨 생각으로 한 말인가’ ‘청와대 용산 이전이 소통을 위해서라고 했다가 도어스테핑 중단으로 역풍맞지 않았느냐’, ‘서울과 충청권 표심 자극용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한 위원장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연 정책현안 기자회견에서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고 국회의사당을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시민들에 돌려드리고, 여의도와 그 주변 등 서울의 개발제한을 풀어서 서울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분절된 국회가 아닌 완전한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해서 세종을 정치 행정의 수도로 완성하고 기존의 국회 공간은 문화 금융의 중심으로 바꿔서 동료 시민들에게 돌려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국회 세종의사당 규칙안이 본회의에 통과됨에 따라 17개 전체 상임위 중 12개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가 세종시로 이전되는데, 여의도 의사당엔 국회의장실, 국회 본회의장 등 일부만 남게 된다. 이를 두고 한 위원장은 세종에서 상임위 마치고 본회의를 위해 서울로 와야하고, 부처 장차관이나 공무원도 서울과 세종을 다녀야 하는 등 입법 행정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부지를 서울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서울시와 협의하여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회 부근의 서여의도의 경우 국회 반대와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반세기동안 75m 고도제한에 묶여있었다는 점을 들어 한 위원장은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옮기고 이런 권위주의 규제를 모두 풀어서 재개발을 통한 금융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여의도를 전면 재개발하겠다는 뜻이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정치개혁의 상징적 완성으로서 여의도 정치의 끝, 여의도 국회의 완전한 이전을 약속한다”고 도 밝혔다.

이에 CBS 기자는 “국회가 세종으로 완전 이전을 하면 여의도 정치가 종식된다, 이런 취지로 말씀을 하셨는데 어떤 생각으로 말씀하신 건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지리적으로만 말씀드리는 게 아니고 ‘상징한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그것만 가지고 여의도 정치가 종식된다 그렇게 들으셨다면 취지를 잘못 이해하신 거고, 정치 개혁을 계속 이어서 실천하겠다고 하고 있고, 그 완성과 상징으로서 저희는 이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정치 발전이 지역 균형 발전과도 맥락이 닿아 있는데, 진정한 행정과 정치의 수도가 바뀌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거기서 우리 정치가 새로 출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 공약을 공식 선거운동 직전 전날 발표한 이유를 묻자 한 위원장은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고 이제부터 정말 저희가 국민의 선택을 위해서 설득해야 될 시점 아니냐”며 “중요한 공약을 중요한 시점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오늘 공식 선거운동 하루 앞두고 이 공약을 발표한 것은 최근에 판세가 안 좋은 서울이랑 충청 표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나올 것 같다’는 세계일보 기자 질의에 한 위원장은 “총선 선거운동 기간 중에 저를 이 자리에서 보시는 게 많아질 것 같다”며 “그동안 했던 유세 현장의 백브리핑과 도어스테핑 형식에서 이제 총선 선거운동 기간 중에 공식적으로 좀 책임있게 말씀드리는 자리를 많이 마련하려고 한다. 그렇게 이해해달라”고 즉답을 피했다.

‘여의도 정치를 종식시킨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청와대를 임기 초에 이제 용산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그런 소통이라는 상징적인 얘기를 많이 했다가 도어스테핑 중단을 계기로 역풍을 맞았는데, 이런 비판이 제기될 수도 않겠느냐’는 프레시안 기자의 질의에 한 위원장은 “국회의 세종 이전은 이미 결정되어 있고, 다 가느냐 안 가느냐만 남은 것”이라며 “어디 장소를 저희가 (별도로) 물색하는 문제가 아니다. 전혀 다른 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총선 때마다 세종시 이전 공약이 나왔는데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데일리 기자 질의에 한 위원장은 “결국 약속하는 사람들을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저희는 반드시 할 거다. 지금까지 얘기해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있었느냐”고 답했다. ‘서울시장 선거 때 공약으로 나왔던 건데 공약 되풀이 아니냐라는 비판은 어떻게 보느냐’는 SBS 기자 질의에 한 위원장은 “서울시장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회가 해결할 수 있고 총선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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