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연일 온갖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국민의힘 같으면 공천을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측은 할 줄 아는 게 남탓 밖에 없느냐며 국민의 심판 여론만 커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공금 법카 횡령, 만취 음주운전, 혐오 욕설, 위증교사, 대장동 토착 비리, 백현동 토착 비리, 성남FC 뇌물, 거짓말로 인한 선거법 위반 등등 사실 그런 각각의 비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현실 세계에 사실 아주 드물지만 존재한다”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받고 있는 의혹을 소개했다.

한 위원장은 “그런데 이재명 대표가 정말 놀라운 것은 이걸 다 한 사람이 했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 이재명 대표와 같은 분이 공천 신청을 했다면, 저는 국민의힘에서 절대로 공천받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그런데 민주당의 공천 시스템은 이걸 적격이라고 판정할 것”이라며 “공천을 국민을 위한 국민의 눈높이에서의 공천을 누가 하는지 이거 하나로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두고 공금 법인카드 횡령과 욕설, 위증교사, 대장동-성남FC-백현동 토착비리를 한 사람이 했다는 게 놀랍다며 국민의힘 같으면 공천주지 않을 거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TV 영상 갈무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두고 공금 법인카드 횡령과 욕설, 위증교사, 대장동-성남FC-백현동 토착비리를 한 사람이 했다는 게 놀랍다며 국민의힘 같으면 공천주지 않을 거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TV 영상 갈무리

이 같은 발언에 민주당과 이 대표 측도 일부 반박에 나섰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한 위원장의 잇단 이 대표 비리 의혹 공천 부적격론에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공천 결과로 보여주시죠”라고만 답했다.

이재명 당 대표 비서실 관계자도 이날 오후 미디어오늘에 보낸 SNS메신저 답변에서 “여당은 이재명 걱정 말고 국민과 경제 걱정 해주기 바란다”며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남탓 밖에 없는 여당에 국민들의 심판 여론만 커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전날 장외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운동권 청산이나 자객공천보다 청산해야 할 과제가 검사독재라고 말했고, 자신에 대한 테러를 두고 특정집단의 욕망인 경우를 많이 봤다고 하면서 윤석열 정권 책임을 제기한 데 대해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맞섰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반도체 산업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백브리핑에서 “테러를 앞에 두고 정치 장사를 하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실망시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검사독재라는 이 대표의 발언에도 “그냥 아무 말이나 막 하시는 것 같다”며 “검사독재라는 게 있느냐. 그게 무슨 말이냐. 민주당에서는 이성윤도 나오고 신성식도 나온다고 하지 않나. 그러면 그 사람들이 독재한다는 뜻이냐”고 반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신도림역 가온회의실에서 열린 도심철도 지하화 공약 발표 현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신도림역 가온회의실에서 열린 도심철도 지하화 공약 발표 현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특히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법인카드 의혹과 관련해 “법카 얘기 안 물어봤느냐. 저는 매일 인터뷰하는데, 그분은 진짜 간만에 기자들과 문답을 한 것 같은데, 그 문답이 없었나. 제가 한 번 물어보고 싶다”며 “첫째, 법카 본인이 쓴 거 맞나. 둘째, 만약 민주당 어떤 예비후보자가 기업이든 국가든 법카를 자기 샴푸 사고 초밥 사 먹고 자기 와이프한테 주고 이렇게 쓴 게 드러났다고 하면 공천할 건가. 셋째, 이런 질문 안 받고 도망 다니는 거 부끄럽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일 백브리핑에서 “한 위원장이 정치테러에 대해 정치장사 운운하는 것은 비인간적”이라며 “화재에 절망하고 있는 서천시장 방문해서 한 일이 뭐가 있나. 세트장 삼듯이 해서 정치적인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서천상인에게 복창 터지는 일이다. 본인이 정치장사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되돌아보기 바란다. 겸손한 여당 대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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