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기자회견에 대한 언론의 평가가 엇갈린다. 다만 신년기자회견 소식이 없는 윤석열 대통령과 비교되면서 소통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는 대체로 일치한다. 민주당은 이 대표 신년기자회견 이후 대통령 기자회견을 강하게 압박하는 모양새다.

김순덕 동아일보 칼럼니스트는 이재명 대표 기자회견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한 이후 작년에도, 올해도 신년회견을 마다하는 상황이다. 기자들을 한사코 피하는 윤 대통령과 대비되면서 오히려 이재명이 대통령 같은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외형적인 기자회견의 모습을 갖췄다고 했지만 내용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질문도 보드랍고 공순했다. 작년 신년회견 때 11개 질문 중 6개나 됐던 ‘사법 리스크’ 관련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며 “선거제에 대한 질문에 이재명이 ‘의견 수렴 중’이라며 넘어가도 ‘이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공약했다 병립형으로 방향을 틀지 않았느냐’며 다시 캐묻는 일 따위도 없었다. 이렇게 쉬운 신년회견을 윤 대통령은 왜 한사코 기피하는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기자회견 같은 모습은 그러나 거기까지다. 이재명은 작년에 했던 정부 비판을 거의 반복했다”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다 박수를 치긴 어렵다. 그러나 이재명 죽이기에만 골몰해 저출생 위기까지 왔다는 소리는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할 자기중심적 분석이다”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야당 대표 신년회견에 꽉 막힌 심장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이 진정 대통령다운 신년회견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썼다.

이재명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 개최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이재명 대표는 했는데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을 어떻게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까지 나왔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진행자 김태현 변호사는 1일 “저희가 오늘 이재명 대표 어제 신년기자회견 얘기를 해 봤는데요.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을 어떻게 하신답니까”라고 물었고,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오전에 용산에서 지금 신년기자회견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변호사는 “원래는 야당 대표보다는 대통령이 사실 먼저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대통령께서 각 부처의 업무보고를 일방적으로 공무원으로부터 듣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별로 국민들과 하는, 각 분야별로는 다양하게 국민들하고는 소통은 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자회견 방식으로도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방식, 형식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2022년 8월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당시 기자회견은 현재까지 윤석열정부의 유일한 기자회견이다. 사진=대통령실
▲ 2022년 8월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당시 기자회견은 현재까지 윤석열정부의 유일한 기자회견이다. 사진=대통령실

민주당도 이 대표 기자회견에 대한 평가를 내놓고 대통령 기자회견 개최를 압박하고 있다. 우원식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님, 언제까지 민심과 언론을 피해 도망 다니실 겁니까?> 논평을 통해 “제가 1월초에도 지적했듯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런데 이제와서 특정 방송사를 지정하여 사전 녹화한 대담이라면 국민과 언론인들이 진정성을 느끼겠느냐? 이는 취재 통제나 다름없고 민심을 외면하려는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이재명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성찰했으면 합니다. 소신과 철학을 당당히 밝히고 불편한 질문도 피하지 않는 것이 지도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저는 국민을 대신하여 대통령이 정식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질문에 답하길 요구한다”며 세가지 질문을 제시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과 특검법 거부를 비판하는 민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자감세, 긴축재정으로 더욱 어려움에 빠진 경제와 민생을 회복할 방안은 무엇입니까? 한동훈 위원장과 오찬 회동에서 김건희여사 문제, 공천지시 없었습니까?”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