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요구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당무 개입 의혹, 강성희 진보당 의원 강제 퇴장 등에 관한 대통령실 현안 질의를 요구했다. 특히 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자신의 입으로 대통령 당무 개입 사실을 확인해 줬다고 강조했다.

23일 국회 운영위는 민주당과 정의당의 운영위 소집 요구에 따라 열렸지만 여당에선 이양수 간사만 참석했고,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불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이 집권 여당의 당무에 개입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며 “이런 의혹이 있자 우리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 당무 개입 사실을 본인 입으로 확인해줬다”고 주장했다.

박상혁 의원은 “어제 기자들을 대상으로 얘기하면서 ‘대통령실의 과도한 당무 개입이라는 비판이 있다’ 이런 질문에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겠다’ 이렇게 답변 했다”며 “이 말은 이관석 비서실장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만나서 사퇴 요구를 했다는 언론 보도를 본인 입으로 스스로 확인해 준 것이고, 이것은 명백한 당무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박상혁 의원은 “이 문제의 심각성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사유에 명백히 적나라하게 적시되어 있다”며 “반드시 우리 운영위원회를 열어서 이 문제를 정확하게 짚고 대통령실이 집권 여당의 당무에 개입했는지, 과거처럼 또 집권여당의 당대표로 갈아치우고 있는지 확인해야 될 상황인데 오늘 또 이 자리에 비서실장과 청와대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한 달도 안 된 여당 비대위원장을 끌어내리려 했다는 너무나 황당한 소식이 들려온다”며 “대통령실은 용산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한동훈 위원장이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고 답하면서 대통령실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고 전했다.

주철현 의원은 “이준석 대표를 쫓아내고 김기현 대표를 앉혔다 밀어내더니 이제는 낙하산 투입한 한동훈 위원장마저 퇴출하려 한다. 민주화 이후 이렇게 노골적으로 당무에 개입한 대통령은 없었다”며 “김건희 여사 특검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도 부족해서 김 여사에 대한 입 바른 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여당 비대위원장을 쳐내려 당무에 불법 개입한 것은 어떤 말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운영위에선 강성희 의원 퇴장 논란과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관련해서도 운영위 개최 요구가 나왔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강성희 의원의 강제 퇴장 조치와 관련해 비교섭단체를 대표하고 있는 저로서는 이 문제를 묵과할 수 없었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님들과 함께 오늘 국회 운영위원회를 공동 소집 요구했다”며 “대통령실과 경호처의 강성희 의원에 대한 강제 퇴장 조치는 국회의원 300명 전체와 국회에 대한 모독이며 국회 운영위원회는 대통령 사과와 경호처장 파면을 결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진교 의원은 또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과 관련해 최근에 재판 과정에서 해병대 수사관과 경찰청 수사관들 사이에서 통화 내역이 공개가 됐다”며 “대통령실에서 분명 외압이 들어올 거라고 해병대 수사관이 경찰청에 자료를 인계하면서 얘기했고, 또 이 과정에서 경북경찰청 관계자들이 수사 외압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통화한 내역들도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국회 운영위를 통해서 사실을 정확하게 규명할 수 있는 정식적인 국회 운영위원회도 소집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양수 여당 간사는 “여야 간사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운영위가 소집이 된 것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을 표한다. 대통령실을 정쟁에 매번 이렇게 끼게 하려고 하는 이런 행위들은 지양해야 한다”며 “진보당 강성희 의원의 이번 돌출 행동에 대해서는 경호법상 명백한 경호법 위반이었기 때문에 경호원들이 이격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양수 간사는 “국회의원이라서 제압하면 안 된다, 이런 이야기는 국회의원이니까 대통령의 경호 시스템에 적용받지 않아도 된다는 위험한 특권의식일 뿐”이라며 “현장에서 바로 옆에 있던 이용호 의원께서 ‘강성희 의원이 대통령의 손을 놓지 않아서 본인이 손을 잡아서 손을 놓으라고, 다음 사람하고 인사해야 하지 않느냐고 하는데도 손을 놔주지 않아서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말씀을 했다. 국회의원으로서 품위에 어긋나지 않게 걸맞은 행동들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 일부 의원들 발언을 듣고 난 후 윤재옥 운영위원장은 “다음 회의 의사결정과 관련해서는 간사 간에 계속해서 협의해 주시라”며 산회를 선포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빨리 협의를 하든가 대통령비서실의 출석을 합의해 주십시오” “간사 간 협의 언제까지 계속할 겁니까?” “이양수 수석님 빨리 합의를 해 주셔야 할 거 아니에요”라고 자리를 떠나는 윤재옥 위원장과 이양수 간사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영상엔 박상혁 의원의 발언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