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고 밝히자 정치권 안팎에서 여러 분석과 비판이 나온다.

“마리 앙투아네트 언급이 용산 자극, 김건희 여사 문제 성역으로 재확인”(김준일 뉴스톱 수석에디터) “자신의 직속부하를 꽂아넣은지 한 달도 안돼 또 개싸움이냐”(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역린을 건드렸나, 약속대련인가”(정청래 민주당 의원), “국민 여론을 전달하는 당의 목소리에 대통령실이 여러 상황을 잘 판단해야 한다”(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 등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 당무개입과 선거법 위반 의혹까지 제기된다.

김준일 뉴스톱 수석에디터는 2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을 자극한 요인을 두고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교해 언급한 것을 제시했다. 김 수석에디터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국민들의 감정선을 건드렸는데 조기에 대응을 못 해서 아주 안 좋게 끝이 났다는 (김경율 위원의) 얘기가 굉장히 안 좋은 자극을 용산에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용산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선을 긋지 않고, 방치하고 오히려 방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 수석에디터는 “김건희 여사 얘기가 나오니까 이렇게 세게 나오는 게 김건희 여사는 성역인가,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준일 뉴스톱 수석에디터가 2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퇴요구 사태의 원인을 두고 김경율 비대위원이 마리앙투아네트에 김건희 여사를 비유해 발언한 것이 용산을 자극했다며 김건희 여사의 성역이 재확인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CBS 뉴스쇼 영상 갈무리
▲김준일 뉴스톱 수석에디터가 2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퇴요구 사태의 원인을 두고 김경율 비대위원이 마리앙투아네트에 김건희 여사를 비유해 발언한 것이 용산을 자극했다며 김건희 여사의 성역이 재확인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CBS 뉴스쇼 영상 갈무리

김경율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얼마전 제가 우리당 대구경북 의원들에게 분별없는 발언을 했다”며 “이 자리에 계신 윤재옥 원내대표에 사과 말씀을 드렸고, 다시 한 번 이 자리에서 사과 드린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제 거친 언행이 여러모로 불편함을 드린 적이 있었다”며 “좀더 정제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오직 민심을 받들고 총선승리에만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비대위원은 지난 18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과에 당내에선 부정적’이라는 질의에 “그게 우리 당내 TK의 시각”이라며 “본인의 선수가 늘어나기만을 바라는 분들”이라며 “그분들에게 과연 수도권 선거는 관심이 있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21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실의 한동훈 위원장 사퇴 요구와 한 위원장의 거부 사태를 두고 “주말 밤에 이건 또 무슨 막장 드라마냐”며 “대통령 자신이 만든 김기현을 내쫓고 직속부하 한동훈을 내려꽂은 지가 한 달도 채 안됐는데 또 개싸움인가”라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은 “도대체 정치는 왜 하느냐. 무엇 때문에 이런 추악한 싸움을 하는 거냐”며 “검사들이 한다는 정치의 수준이 고작 이것밖에 되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22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비서실장과 비대위원장 회동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의 김건희 여사 핸드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발언을 제지 못한 데 대한 섭섭함과 불만이 갈등의 핵심이라고 보느냐’는 질의에 “그런 부분들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모든 분들이 생각을 하실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당은 국민들의 여론의 바람을 가장 최전선에서 가장 강하게 맞이하는 그런 조직”이라고 반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22일 오전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와 거부 사태를 두고 국민 여론을 전달하는 당의 입장을 대통령실이 여러 상황을 판단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KBS 전격시사 영상 갈무리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22일 오전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와 거부 사태를 두고 국민 여론을 전달하는 당의 입장을 대통령실이 여러 상황을 판단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KBS 전격시사 영상 갈무리

장 사무총장은 “당이 느끼는 국민들의 여론 그 온도와 또 정부에서 대통령이 느끼는 온도는 조금 다를 수 있다”며 “여러 여론들에 대해서 당이 전하는 것과 입장에 대해 정부나 대통령실은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판단해서 결정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야당에서는 역린을 건드렸거나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해석과 김건희 여사는 신성불가침이냐, 국민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측의 김건희 디올백 사과론이 김건희 여사 부부의 역린을 건드렸고, 이에 격분한 김건희 부부가 한동훈 사퇴 카드를 꺼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윤석열 부부와 한동훈 위원장의 짜고 치는 고스톱, 약속 대련 같은 국민 속이기, 차별화 전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추측했다. 정 의원은 “김건희 디올 명품백 수수는 사과할 사안이 아니고 압수수색하고 수사할 범죄 행위”라며 “사과로 퉁치고 넘어갈 사안이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민정 의원도 같은 회의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사퇴 요구가 있었다는 점을 본인 입으로 확인한 점을 들어 “명백한 대통령 당무 개입으로 이는 불법”이라며 “수준 낮은 약속 대련이 맞는 것인지, 정말 당무 개입까지 하면서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 간의 불화설이 있는 게 맞는 것인지, 결국은 한동훈 위원장의 행동이 무엇으로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영교 의원도 “이것은 당무 개입으로 엄청난 공무원의 선거 중립 위반 행위라고 경고한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이 사퇴요구를 했다고 인정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두고 명백 당무개입이 있었다고 시인한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대응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이 사퇴요구를 했다고 인정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두고 명백 당무개입이 있었다고 시인한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대응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김가영 정의당 부대변인도 이날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김건희 여사라는 성역을 건드려 대통령을 뿔나게 하면, 국민의힘은 그 어떤 윤 대통령의 복심도 버틸 수 없는 정당”이라며 “대통령이 당무개입을 한다는 것과 김건희 여사는 신성불가침의 성역이라는 사실만큼은 다시금 확실해졌다”고 비판했다. 곽대중 새로운선택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여론을 귀담아듣지 않고 국민 앞에 사과하면 밀리는 것이라 여기는 일부 극단적 대통령 지지층의 고집과 불통이 문제”라며 “국민의 원성과 한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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