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2월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준비위원회 주최로 KBS의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규탄 및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KBS '다큐인사이트' 제작진과 언론시민단체 관계자, 4·16 세월호 참사 및  10·29 이태원 참사 등 유족 등이 참여했다. 사진=노지민 기자
▲ 2024년 2월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준비위원회 주최로 KBS의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규탄 및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KBS '다큐인사이트' 제작진과 언론시민단체 관계자, 4·16 세월호 참사 및 10·29 이태원 참사 등 유족 등이 참여했다. 사진=노지민 기자

KBS 이사회에서 KBS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멘터리 무산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KBS ‘다큐인사이트’ PD는 오는 4월18일 방영이 예정됐던 <세월호 10주기 방송-바람이 되어 살아낼게(가제)>를 제작 중이었으나, 최근 임명된 이제원 제작본부장이 ‘총선 영향’ 등을 들어 4월이 아닌 6월경, 세월호 참사 외의 재난과 엮어 PTSD 시리즈를 제작하라는 지시를 했다. 해당 방송은 지난해 제작이 결정돼 이미 40%가량 촬영이 완료됐다.

21일 KBS 이사회에서 류일형 이사(야권 추천)는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연기 내지 불방 사태로 사내가 시끄러운데 이미 기획도 다 돼 있고 제작도 들어갔다”며 “총선이 4월10일이고 세월호 다큐는 4월18일 방영 예정인데 선거하고 무슨 관계가 있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예산을 낭비하는 사유가 되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류 이사는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으면 바로잡고 유사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KBS 이사로서 참 부끄럽고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류 이사는 박민 KBS 사장에게 “이런 연기·불방을 사장은 미리 알고 있었냐”고 물었다. 

그러자 권순범 이사(여권 추천)는 “류 이사가 말한 부분이 이사로서 집행기관(KBS)에 충분히 물어볼만한 사항이고 질문하는 게 필요없다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지금 결산을 하고 있는데 논의가 흐트러진다”고 했다. “결산할 때는 결산 심의”에 집중하자는 것. 이날 제1068차 임시이사회 의결안건은 2023 회계연도 결산(안)이었다. 

이에 서기석 이사장(여권)은 “가능하면 이사들 발언을 제지하지 않으려 하지만 오늘 다른 이사들 일정도 있으니 다음 기회에 좀 더 하자”며 넘어갔다.

한편 이날 오전 세월호 참사가 있던 2014년 KBS에 입사한 41기 시사교양 PD들은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사태에 성명을 내고 “4월18일 편성 ‘세월호 10주기 다큐’가 예정대로 방송되길 촉구한다”며 “이는 지극히 합리적인 기획이고 해야하는 방송이고 ‘총선(4월10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6월 이후에 대형참사 생존자 PTSD 극복기 시리즈로 방송하라’는 이제원 TV제작본부장의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가 배우고 일해 온 가치와 다르다”라고 했다. 

KBS 시사교양 평PD들은 이날을 시작으로 세월호 10주기 다큐 방영을 촉구하는 2010년~2023년 입사한 10개 기수의 성명을 연이어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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