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개혁신당 첫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낙연 공동대표(왼쪽)와 이준석 공동대표. 사진=유튜브 SBS 뉴스 갈무리
▲ 13일 개혁신당 첫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낙연 공동대표(왼쪽)와 이준석 공동대표. 사진=유튜브 SBS 뉴스 갈무리

개혁신당(이준석 신당), 새로운 미래(이낙연 신당), 새로운 선택(금태섭 신당), 원칙과 상식(더불어민주당 탈당파) 등 4개 세력이 설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합당을 선언했다. 당명은 개혁신당, 당 대표는 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로 정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전직 당대표 등 양당 탈당 세력이 모이면서 일단 주목을 받고 있다. 이준석 공동대표와 이낙연 공동대표가 각각 대구와 광주에 출마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면서 각 지역신문에서도 개혁신당을 바라보는 시선에 다소 차이를 보인다. 

광주일보는 호남 출신 인사인 이낙연 대표에 주목하면서 개혁신당에 비판적인 논조를 보였다. 비판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일단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이낙연 대표가 이를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어서다. 또 이번 합당이 당명에서도 보듯 이준석의 개혁신당 중심이기 때문에 호남에선 ‘이낙연이 이준석 밑으로 들어간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이준석 대표가 만든 개혁신당에 이낙연 등 타 정치세력이 흡수됐기 때문이다.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도 김철근 전 국민의힘 대표 정무실장이 맡았다. 

▲ 13일 광주일보 1면 기사
▲ 13일 광주일보 1면 기사

광주일보는 13일 1면 <설 민심은 “민생 해결”…이낙연 신당 행보에 “불쾌”>에서 “지역민들은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민생 경제도 챙기지 못하는 민주당을 탓하면서도, 특히 연휴 첫날 제3지대 통합을 선언한 이낙연·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에 대한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며 “그동안 호남을 기반으로 ‘정치 인생’을 누려온 이낙연 대표가 민주당 승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광주일보는 “이준석 대표와 합당해 공동대표를 하지만 어찌보면 이준석 밑으로 들어간 것 아니냐, 자존심도 없느냐면서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하고 분개한 지역민들이 많았다”는 이병훈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사설에서는 “고작 이준석에 흡수되려고 당을 버렸던 것이냐”는 진성준 민주당 의원의 SNS 글도 전했다. 

광주일보는 이낙연 대표가 보수진영으로 진영을 넘어갔다고 해석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사설 <이낙연, 민주당 쪼개기 호남에서 무슨 이익 있나>에서 “보수를 표방하는 개혁신당에 흡수 통합됨으로 인해 이낙연 대표가 주창해 온 중도 지향의 ‘DJ 정신 계승자’를 얘기할 자격조차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 13일자 광주일보 사설
▲ 13일자 광주일보 사설

광주·전남을 취재하는 남도일보는 다소 온건한 논조를 보였다. 남도일보는 13일 사설 <호남서 ‘어게인 국민의당’ 꿈꾸는 개혁신당>에서 “사실상 양당 독점구도 타파가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총선 혁명’을 이룩했던 광주·전남 민심이 움직이면 ‘개혁신당 돌풍’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개혁신당이 ‘찻잔 속 미풍’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많다”고 했다. 이는 가장 원론적이면서 조심스러운 해석이다. 

호남에 비하면 대구경북에선 개혁신당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거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영남일보는 이날 사설 <제3지대 뭉친 ‘개혁신당’, 정치 야합으로 끝나선 안 돼>에서 “여당 일각에선 ‘잡탕밥’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이준석 지지층의 탈당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며 “개혁신당이 출범 초기의 고비를 어떻게 넘길지가 관심”이라고 했다. 

▲ 13일 영남일보 사설
▲ 13일 영남일보 사설

전반적으로 개혁신당에 대해 호남 지역언론이 영남 지역언론보다 비판적인 분위기다. 현재 민주당이 수도권과 호남에서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의석이 줄어들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영남에서 지지를 얻고 있는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이 수도권과 호남에서 더욱 단결해야 하는데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보수 성향 정당인 개혁신당에 흡수되면서 ‘반윤구도’의 단결을 해칠 수 있어서다. 

대구·경북 지역신문인 매일신문의 이날 <민주·개혁신당, 대구서 제2당 경쟁>이란 기사를 보면 대구에서 제1당은 국민의힘으로 변함이 없고 개혁신당은 후보자 조차 모든 지역구에 내지 못하는 민주당과 제2당을 놓고 경쟁하는 사이다. 즉 대구에서 국민의힘에 위협이 된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이준석 중심의 개혁신당에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합류한다고 해도 큰 변화를 가져올 거라 보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 13일 매일신문 기사
▲ 13일 매일신문 기사

물론 개혁신당을 지렛대로 양당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매일신문은 이날 사설 <설 명절 민주당에 혁신적 변화 촉구한 호남 민심>에서 “(민심은) 중도·부당층을 타깃으로 삼는 제3지대 통합 정당과 경쟁에서 (민주당이) 밀릴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며 “정당이 아닌 후보를 골라 소신투표 성향이 강한 2030 세대 유권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경북신문은 이날 사설 <거대 양당…제3지대 세력 비판할 자격 있나?>에서 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택하며 “여당 위성정당 창당에 맞대응”하기 위해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겠다는 주장을 언급하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내세워 결국 의석 나눠먹기식을 하는 제도”라며 “불 탈법을 조장하고 묵인하는 거대 양당이 제3지대 세력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개혁신당이 힘을 쏟지 않는 나머지 지역에선 관심이 적었다. 충청타임즈는 이날 2면 기사에서 “아직 개혁신당이 출범 초기인데다 후보를 내지 못했는데 조기에 안착하고 충북에서도 후보를 낼 경우 일부 선거구가 요동칠 수 있다”면서도 “수도권 공략에만 집중하고 외연을 확장하지 못할 경우 충북에서의 제3지대 바람은 미풍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원일보는 이날 3면에 기사를 배치했는데 합당 소식과 함께 개혁신당 후보들(강릉 이영랑, 속초 등 임병성, 동해 등 류성호, 홍천 등 조일현)을 소개했을 뿐 별다른 분석은 내놓지 않았다. 강원도민일보는 이날 개혁신당 관련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제주 지역신문 제민일보는 이날 개혁신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발표한 내용만 간단하게 다뤘고, 한라일보는 개혁신당 관련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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