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전통시장을 방문한 원강수 원주시장. 사진=원주시
▲ 지난 7일 전통시장을 방문한 원강수 원주시장. 사진=원주시

원주시가 원주시장 비판 기사를 쓴 원주MBC에 억대 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비판 칼럼을 쓴 원주신문의 구독을 취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원주시의원들은 “언론탄압”이라며 비판했다.

민주당 원주시의회 의원 일동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소·고발 남발하는 원강수 원주시장은 각성하라!>는 입장문을 내고 “언론인 출신임에도 적극적인 견제와 비판에 앞선 언론을 상대로 고소·고발로 맞서는 원강수 시장을 빗대서 ‘일회용 반창고’라는 말이 지역사회에 회자되고 있음을 언급한 원주신문 칼럼이 보도되자 일부 부서에서는 ‘구독취소’라는 옹졸한 행태를 보임을 원주시 공직자들 증언을 토대로 밝혀졌다”고 했다. 원 시장은 원주방송 기자, YBN영서방송 기자·앵커 등을 지낸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다. 

심규정 원주신문 편집장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원 시장 시정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시장 한 번만 하고 안 할 거냐’는 뜻으로 ‘일회용 반창고’에 비유하며 불만이 나와 지적하는 칼럼을 썼는데 원주시청 10여개 부서에서 원주신문 구독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심 편집장은 “원주시청 고위관계자와 통화를 했는데 ‘본문에는 그런 내용을 쓸 수 있지만 제목에 일회용 반창고는 과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왔다”며 “(일회용 반창고란 표현이) 공직사회 안팎에서 오래전부터 나돌았는데 구독 취소하는 건 치졸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원주시 쪽에) 공식적인 입장이냐고 하니 공식적인 건 아니고 (칼럼에 대해) 시청 내 그런(부정적) 분위기가 있는 건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 지난달 28일자 원주신문 칼럼 갈무리
▲ 지난달 28일자 원주신문 칼럼 갈무리

심 편집장은 지난달 28일(온라인) <꺼지지 않는 ‘일회용 반창고’ 불씨>란 칼럼에서 “요즘도 원 시장과 관련된 기사가 게재되면 ‘대일밴드’, ‘일회용’이란 댓글이 심심찮게 달린다”며 “공직사회, 정치권 인사, 지역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의 입에서도 일회용 시장이란 표현이 등장하니 그 심각성을 미뤄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했다. 

심 편집장은 칼럼에서 인사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기존의 인사패턴이 여지없이 흔들리고 있다. 행정국장에 환경직을, 주택과장에 토목직을, 도로관리과장에 공업직을 임명한 게 대표적”이라며 “각각 행정직, 건축직, 토목직이 맡아오던 게 불문율 아닌 불문율처럼 여겨져 왔다. 아직 임기의 반환점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몇몇 사무관은 벌써 4개 부서를 오갔다”고 썼다.

한편 민주당은 원주시가 원주MBC 보도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도 비판했다. 원주시가 문제 삼은 보도는 3건으로 지난해 10월24일 <“민선 8기 원주시정 보은인사 무한반복”>, 10월25일 <원주시장 “승진시키고 싶은 사람 승진” 파장>, 11월1일 <원주시, 체육회 사무국장 인선 개입했나> 등 원강수 시장의 인사 관련 내용이다. 원주시는 지난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지만 조정이 성립되지 않자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시의원들은 “지역언론 방송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에 다수 보도에 대한 조정 사건이 모두 불성립됐음에도 원주시는 지역언론에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관내 변호사가 아닌 서울시에 소재한 로펌을 통해 원주시민의 세금을 사용해가며 언론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시의원들은 “원주경찰서에 확인해본 결과 원주시가 원고인 고소·고발 진행 사건만 38건”이라며 다수 시민을 고소고발한 사례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원주시장은 시민 고발, 언론탄압을 통해 민주주의 후퇴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 또한 고스란히 원주시민 혈세로 낭비되고 있으므로 원 기장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한다”고 했다. 

원주시청 시정홍보실장은 8일 미디어오늘에 “기자회견문에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시가 무분별한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원주시 측은 ‘언론탄압’ 주장에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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