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참패 위기감이 감돌면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당내에서는 김기현 대표의 사퇴 목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에 윤석열 대통령에 한 마디도 못하는 사람들이 궁지에 몰린 당 대표에 린치를 가해선 안 된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김기현 대표가 물러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또 버릇들이 도져서 이래저래 한마디씩 보태면서 린치하고 있는데, 김기현 대표가 사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하더라도 예의는 갖춰라”며 “싸가지 없는 사람들아”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강서보궐선거의 책임이 억지로 사면해서 후보 내보낸 사람에게 있고, 난감한 혁신위원장 들여서 받을 수도 없는 혁신안을 갖고 실랑이하느라 더 이상 당대표 직을 수행하는 게 어려워진 것은 맞”는다면서도 “용산에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김기현 대표에게 린치하는 당신들은 정말 싸가지가 없다”고 썼다. 이 전 대표는 “지금 당이 어려운 것은 김기현 대표가 뭘 능동적으로 잘못한 것이라기보다, 용기가 없어서 들이받지 못한 정도인데, 그건 당신들도 공범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자신을 포함해 선출된 당 대표 두 명이 등 떠밀려 임기를 마치지 못하게 될 상황을 두고 이 전 대표는 “당 대표들이 별나서 그런 건지, 같이 일하는 대통령이 별나서 그런 건지 되짚어 봐라”며 윤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 전 대표는 “이 고리를 끊지 못하면 가장 비굴하고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지록위마에 양두구육을 콤보로 하는 자만 당 대표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랬을 때 당은 망한다”며 “대통령을 선출된 왕인 양 모시다가 이 당은 정상적인 당 대표를 갖지 못하는 당이 되어버렸다. 연판장은 왜 용산에는 쓰지 못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전 KBS 라디오 특집 KBS1라디오 오늘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KBS 오늘 영상 갈무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전 KBS 라디오 특집 KBS1라디오 오늘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KBS 오늘 영상 갈무리

혁신위원회 위원이었던 김경진 전 의원은 같은 날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날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인요한 혁신위원장이나 또 상당수의 혁신위원장들이 ‘분명한 희생을 통해서 지도부나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은 정치적인 책임을 져라’, ‘이렇게 낮은 대통령 지지율과 관련된 책임을 져라’라고 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본다”며 “저는 생각이 달랐지만 상당수의 위원들이 그런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혁신의 일환이다, 연속선상에 있다고 봐야 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해 “우리가 집권여당으로서 대통령을 뒷받침해야 될 의무가 있고 책임을 져야 되지만 모든 것을 이제 대통령의 심기 살피고 또 눈치만 보고 이래서는 사실 안 된다”며 “조금 더 국민의 눈을 의식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의식해서 좀 처신하는 게 옳다. 그게 집권 여당, 대통령과 정부를 위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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