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기획사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가 4년 만에 MBC에 출연한다. MBC는 오는 18일 가요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 하이브 아티스트 엔하이픈(ENHYPEN)이 출연한다고 밝혔다.

MBC 관계자는 6일 “엔하이픈이 자신들의 컴백 주간에 맞춰 MBC 무대에 서게 된 걸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MBC와 하이브는 공연 무대뿐 아니라 예능과 시사, 교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최고 방송사와 최고 엔터 기업의 협력은 K-콘텐츠 도약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MBC와 하이브는 건전한 제작 환경 조성 및 아티스트 권익 제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대한민국 음악 산업과 방송 콘텐츠 시장의 동반 성장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와 관련 MBC는 △방송사 지위를 이용한 프로그램·시상식 등 출연 강요 △일방적 제작 일정 변경 요구 △상호 협의 없는 출연 제한 조치 등을 근절키로 했다.

▲ 6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열린 MOU 체결식에 참석한 박지원 하이브 CEO(왼쪽)와 안형준 MBC 사장. 사진 제공=하이브.
▲ 6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열린 MOU 체결식에 참석한 박지원 하이브 CEO(왼쪽)와 안형준 MBC 사장. 사진 제공=하이브.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열린 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한 안형준 MBC 사장은 “MBC와 하이브는 아티스트와 음악, 콘텐츠 가치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한 공정한 파트너십 관계를 정립할 것”이라며 “파트너십의 본질인 존중과 배려 자세로 하이브와 함께 K-팝과 K-콘텐츠의 경계 없는 확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하이브 CEO는 “K-팝 생태계의 선진화라는 대의를 위해 제작 관행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주신 MBC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음악 산업을 혁신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음악의 힘을 전 세계에 확산하는 방송사 사이에 새로우면서도 미래 지향적 관계를 정립하는 출발점이 될 이번 양해각서가 새 표준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측 갈등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MBC ‘가요대제전’이 SM 소속 아티스트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후문이 나온 가운데, 2019년 BTS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무대 출연 및 MBC와의 사전녹화 합의 불발 등으로 가요대제전에 불참했다. 그 뒤 BTS는 물론 세븐틴, 르세라핌, 뉴진스 등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은 MBC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았다.

안 사장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2018년부터 중단됐던 콘텐츠 교류를 재개하기로 선언했다. MBC가 ‘낡은 제작 관행’이 문제였다며 유감을 밝히고 하이브가 이를 받아들이며 양사 교류에 청신호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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