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겠다며 부산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를 예고 없이 방문했지만 두 사람 면담이나 단독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 이 전 대표가 영어로 인 위원장에게 “여기 의사로 오셨느냐.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가서 그와 이야기하라. 그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쏘아붙인 장면이 화제이자 논란이다.

이는 미국 선교사 자손인 인 위원장이 의대 교수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발언으로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에서 드러난 성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나온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환자’에 빗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언론 주목도가 높았다.

▲ KBS 뉴스9 4일자 리포트 화면 갈무리.
▲ KBS 뉴스9 4일자 리포트 화면 갈무리.

4일 지상파·종합편성채널 방송사들도 메인뉴스에서 이 소식을 주요하게 다뤘다. KBS 뉴스9은 7번째 뉴스 <부산 찾아간 인요한에 이준석 “환자는 서울에”>에서 “(인 위원장은) 사전 협의도 없이, 부산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를 깜짝 방문했다. 면담에 회의적이었던 이 전 대표의 첫 반응은 싸늘했다”면서 “인 위원장 생각이 일반 시민들과 거리가 있다며 영어로 말문을 열었고, 대화하려면 먼저 강서구민의 목소리부터 듣고 오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KBS는 “이 전 대표는 자신을 특정 지역에 공천해 떨어지게 하겠다는 중진 의원들의 발언도 있었다며 신당 창당에 무게를 두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고 보도하며, “앞으로는 이자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걸 하겠다”는 이 전 대표 발언을 보도했다. KBS는 이어 “인 위원장이 ‘비윤계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지만 당사자 반발이 이어지면서 실제 통합까지는 요원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 MBC뉴스데스크 4일자 리포트 갈무리.
▲ MBC뉴스데스크 4일자 리포트 갈무리.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이준석 전 대표. 사진=국민의힘, 이준석 페이스북.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이준석 전 대표. 사진=국민의힘, 이준석 페이스북.

MBC 뉴스데스크도 <인요한 ‘깜짝 부산행’…이준석 “환자는 서울에”> 보도에서 이 전 대표의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발언에 관해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듯 발언했다”고 해석했다. MBC는 “(강서 보궐선거 민심이) 당이 싫어서 투표를 안 한 것이었다고 진단하는 거라면 나는 오진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의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행위는 오진, 플러스 엉뚱한 사람한테 약 먹이는 것”이라고 이 전 대표 발언을 보도했다.

SBS 8뉴스도 보도 제목을 <만남 ‘불발’…“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뽑으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SBS는 “환자가 누구를 지칭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이 전 대표는 ‘강서 선거에서 민심이 당이 싫어서 투표를 안 했다고 진단하면 오진’이라고 말했다.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 SBS 8뉴스 4일자 보도 화면 갈무리.
▲ SBS 8뉴스 4일자 보도 화면 갈무리.
▲ JTBC 뉴스룸 4일자 보도 화면 갈무리.
▲ JTBC 뉴스룸 4일자 보도 화면 갈무리.

윤 대통령을 직격한 것으로 해석되는 ‘환자’ 발언은 이날 JTBC 메인뉴스엔 언급되지 않았다. JTBC 뉴스룸은 <“희생 명분 없어” 당사자들 거센 반발> 리포트 하단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예고 없이 부산을 찾아 이준석 전 대표의 정치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며 “당내 ‘비윤’ 끌어안기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되지만 결국 만남은 불발됐다”고 했다. JTBC 주말 뉴스룸 방송 시간은 오후 5시50분으로 타사보다 1~2시간 빠르다. 이 때문에 오후 3시에 열린 이 전 대표의 토크콘서트 현장 발언과 상황을 담아내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TV조선 ‘뉴스7’은 이 전 대표의 ‘윤석열 비판’을 축소하는 모습이다. TV조선은 <이준석 만나러 ‘부산행’…“아직 할 얘기 없다”> 리포트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한 이 전 대표의 ‘환자’ 발언은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도 했다”며 언급했지만 지상파 보도와 비교하면 큰 의미를 담지 않았다.

▲ TV조선 뉴스7 4일자 보도 화면 갈무리.
▲ TV조선 뉴스7 4일자 보도 화면 갈무리.
▲ 채널A 메인뉴스 뉴스A 4일자 화면 갈무리.
▲ 채널A 메인뉴스 뉴스A 4일자 화면 갈무리.
▲ MBN 뉴스센터 4일자 보도 화면 갈무리.
▲ MBN 뉴스센터 4일자 보도 화면 갈무리.

반면 채널A 메인뉴스 뉴스A는 첫 리포트 <회동 불발…이준석 “환자는 서울에 있다”>에서 이 전 대표의 직격을 비중 있게 다뤘다. 채널A는 “‘서울 환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강서구 선거에서 당이 싫어 투표를 안 했다고 본다면 오진’이라며 용산 대통령실을 겨냥했고, ‘흔한 윤 대통령의 핵심관계자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고 평가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MBN 뉴스센터도 <부산 깜짝 방문…“진짜 환자는 서울에”> 리포트에서 “두 사람의 대담은 불발됐는데, 인 위원장은 ‘경청하러 왔다’고 했고 이 전 대표는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받아쳤다”면서 “혁신위 측은 앞으로도 이 전 대표와 대화를 시도할 것인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기사 수정 : 2023년 11월6일 오전 11시21분. JTBC 측 입장 반영하여 기사 제목 및 본문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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