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국민방송(한국정책방송원, 이하 KTV) 내에서 KTV, KBS 월드, 아리랑TV를 통합하는 방안이 내부에서 보고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8월 하종대 KTV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2023~2027 KTV 발전방안 연구’ 최종보고회에서 정부 기관인 KTV가 공공기관인 KBS 월드, 민법상의 법인인 아리랑TV를 통합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지난 19일 국회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연구보고서에서 KTV·KBS월드·아리랑TV 통합하는 구상이 있는데 연구자 생각이냐, 원장 생각이냐, 아니면 다른 분 생각이냐”고 물었다. 이에 하 원장은 “용역을 준 곳에서 나온 것이고 (KTV) 공식적으로는 상관없다”고 답했다. 

▲ KTV 내부에 보고된 KTV, KBS 월드, 아리랑TV 통합안. 자료=김윤덕 의원실
▲ KTV 내부에 보고된 KTV, KBS 월드, 아리랑TV 통합안. 자료=김윤덕 의원실

 

김 의원은 “이 정도 보고서에 담으려면 상당하게 정부의 의지가 담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실제 아리랑TV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인건비 소요예산이 116억 원인데 50%인 58억 원만 예산에 반영된 걸 보면 상상에서만 나온 게 아니라 이미 (언론통합이) 시작됐구나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로 “KBS는 수신료 분리문제, KBS2 민영화 등 민감한 이야기가 매우 많은 시점”이라면서 “특히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내정할 때 이미 KBS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구상이 시작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이어 “이번 국정감사 때도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공영방송 민영화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다”며 “과연 KBS월드를 통합하는 것 나아가 KBS 민영화가 실현 가능하다고 보는 것인가”라고 했다. 

또 KTV 출연자 상당수가 정치 성향이 나타나는 인사이며 주로 친정부 인사라는 점도 지적했다. 

▲ KTV 출연자 상위 20명. 자료=국회방송 갈무리
▲ KTV 출연자 상위 20명. 자료=국회방송 갈무리

 

김 의원은 “KTV가 국회에 제출한 올해 보도본부 출연자 현황을 보면, 사회자 2명을 제외한 최다 출연 상위 20위 중 절반 이상인 10명 정도는 정치적 성향이 매우 강한 사람들인데 주로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 출신, 출마했던 분, 당직자 출신 등인데 대부분 대표적인 ‘친(親)여반(反)야’ 성향으로 검증된 인사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홍보방송 취지에 맞게 정치평론가보다 전문성에 부합한 정책 전문가 섭외 비중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라”라고 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국경없는 기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2023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은 180개국 중 47위로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하자 4단계가 하락했다”며 “국가의 민주주의 수준은 곧 언론의 자유와 연결된다는 점 꼭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