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중앙집행위원들이 22일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언론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중앙집행위원들이 22일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언론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중앙집행위원들이 22일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우리는 KBS 안팎에 널린 비이성과 몰상식, 광기를 보았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에게 혐오의 언어를, 삶을 요구하는 노동자에게 폭력을 일삼던 아스팔트 극우세력의 난동이 국가기간방송사 KBS 노동자의 일터까지 더럽히고 있는 작금의 사태에 연대와 단결로 맞서겠다”는 결의문을 내놨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기자회견 참가자들을 향한 욕설과 고성, 조롱이 이어졌다. 

중집위원들은 “우리는 이들의 혐오, 욕설, 폭력 뒤에 도사린 권력의 그림자를 알고 있다. 반헌법과 위법으로 점철된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 의도는 결국 반지성과 반인권, 비합리로 무장한 극우 폭력 세력들에 의한 KBS라는 미디어 공론장의 파괴와 점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이 사태를 한국의 모든 언론 노동자에 대한 모욕이자 폭력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앞서 KBS 안전관리실은 지난 20일 “오늘 12시~15시경 공사 신관 로비에서 공사 업무와 관련이 없는 외부인들이 고성을 동반한 집단행동을 했다”며 “임직원 보호, 국가중요시설 보안 강화 등을 위해 신관 로비 출입을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회사를 점령한 극우 유튜버들의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이들은 출입구에서 지나가는 직원들을 향해 ‘빨갱이 냄새가 난다’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회사의 대책을 요구한 바 있다. 

언론노조 중집위원들은 “국가기간방송 시설을 포위하고 혐오와 모욕, 폭력으로 KBS 노동자와 시민을 위협하는 극우세력은 더 이상 시청자와 국민을 참칭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한편 “이들을 공영방송 내부로 끌어들여 KBS노동자의 일터를 폭력이 난무하는 난장판으로 만든 KBS 내 일부 집단과 배후의 정치세력은 반사회적, 반지성적 폭력행위 선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혐오와 겁박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유튜브 슈퍼챗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KBS 구성원을 향해 “KBS의 진정한 위기는 분리징수가 아닐 수 있다. (분리 징수라는) 권력의 협박에 굴복해 권력이 KBS를 장악하는 길을 여러분 스스로 열어주는 순간이 진정한 KBS 위기의 시작”이라며 단결을 당부했다. 

강성원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이날 “30년간 지켜온 (수신료 통합징수라는) 사회적 합의가 용산에서의 한 마디로 법도 절차도 무시되며 진행되고 있다”고 개탄했으며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정부가 공영방송 앞을 폭력과 혐오가 넘치는 곳으로 만들었다. 수신료 분리징수는 진영 논리로 온 국민을 쪼개놓으려는 정부의 음모”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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