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지역신문 소유주 가넷(Gannett)의 언론 노동자들이 공정 임금을 요구하며 5일(현지 시각) 파업에 돌입한다.

애리조나 리퍼블릭,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맨, 팜 비치 포스트 등에서 활동하는 미 지역 언론 노동자 수백 명은 이날부터 하루 또는 이틀 간 업무를 중단할 전망이다.

파업에 나선 언론인들은 가넷의 주주들이 마이크 리드 CEO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진행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속적 일자리·직원 감축과 뉴스룸 축소로 일관하는 경영진의 전략은 실패했다는 것이다.

가넷은 지난해 여름 기자를 포함해 40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연말에는 자발적 퇴사를 제안하고 뉴스 스태프 3400명 가운데 6%가량을 해고했다. 지난해 11월에도 가넷의 노동자들이 하루 파업을 벌인 이유다.

▲ 미 최대 지역신문 소유주 가넷(Gannett). 홈페이지 사진 갈무리.
▲ 미 최대 지역신문 소유주 가넷(Gannett). 홈페이지 사진 갈무리.

지난 1일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19년 미 최대 신문 체인인 게이트하우스 미디어(GateHouse Media)와 가넷의 인수 합병으로 일간지 261개와 주간지 302개가 한 울타리에 있게 됐으나 일부 언론사가 매각·폐간되면서 지난해 말 규모가 일간지 217개, 주간지 175개로 줄었다.

뉴욕주 로체스터 지역신문 데모크랏 앤 크로니클(Democrat and Chronicle)의 교육 담당 기자인 저스틴 머피는 이번 파업이 “일터와 고용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정말 황폐해질 거라는 절망과 두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WP에 전했다. 데모크랏 앤 크로니클도 가넷이 소유한 언론이다.

머피에 따르면, 2011년 데모크랏 앤 크로니클 뉴스룸 노조원은 86명이었으나 현재는 23명으로 4분의1 토막이 났다. 머피 표현을 빌리면, 회사의 예산 삭감에도 지금껏 남아 있는 인력은 소명의식을 몸소 보여주는, “지역 저널리즘에 미친 사람들”(local journalism sickos)뿐이다.

텍사스주 소재의 지역언론 오스틴 크로니클은 가넷이 마이크 리드 CEO에게 2021년 연봉으로 700만 달러(약 91억 원)를 지급했다며 이는 44명의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맨(오스틴 지역 일간지) 뉴스룸 인력과 비슷한 규모의 또 다른 뉴스룸 두 곳의 연봉을 충당하고도 남을 액수라고 비꼬았다.

오스틴 지역 언론인들의 노조인 오스틴 뉴스 길드는 연봉의 하한선을 6만 달러(한화 7840만 원)로 주장했다.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맨 기자가 받고 있는 가장 낮은 연봉은 4만 달러 수준인데, 노조는 오스틴 지역의 평균 주택 가격이 60만 달러라고 지적했다. 높은 주거비에 비춰보면, 생활 가능 수준의 임금은 연 6만 달러 수준이라는 것.

한편 가넷의 CEO인 마이크 리드는 5월 실적 발표에서 비용 절감으로 순이익이 1030만 달러(약 134억 5700만 원)로 늘었다며 “2023년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디지털 구독자 수도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고 했다.

리드는 가넷 소유 신문들을 더 많이 매각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공정한 시장가 또는 그 이상이라면 어떤 시장이든, 어떤 상품이든 입찰에 응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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