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국정감사에서 여전히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관련 MBC 보도에 대한 공방이 오갔다. 방문진은 MBC의 대주주이며 MBC 경영 등을 관리 감독하는 기구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MBC 보도가 편향적이었으며 ‘날조’를 했다는 주장이 계속됐다.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입에 쓴 약이 몸이 좋다, 언론의 비판 활동은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를 위한 것”, “왜곡보도가 아니므로 (국민의힘의 항의방문 등은) 언론탄압”등의 발언을 하며 맞섰다.

권태선 “입에 쓴 약이 몸에 좋아…언론 비판 활동 이해해야”

권태선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MBC는 상반기에 600여억 원의 추정 흑자를 달성하고 광고매출이 120억원 이상 늘고, 콘텐츠 유통 수익도 270억 원이상 증가하는 등 각 부분이 고루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지난해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비용절감을 통한 불황형 흑자라는 시선도 있지만 올해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하며 흑자 기조를 달성해 고무적이다”라고 MBC 경영 상황을 평가했다. 또 MBC 드라마 부분 활약과 신뢰도 향상, 유튜브 브랜드 강화 등을 성과로 꼽았다.

▲13일 과방위 방문진 국정감사.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의 모습. (가운데) 사진=정민경 기자. 
▲13일 과방위 방문진 국정감사.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의 모습. (가운데) 사진=정민경 기자. 

권 이사장은 “공영방송은 우리가 처한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각계의 중지를 모아,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 MBC가 그런 역할을 충분히 다하고 있다고 감히 말씀드리진 않겠다”며 “다만 글로벌OTT 기업들의 영향력 확대와 확고하게 자리잡은 종합편성채널의 견제로 지상파 방송사는 존립을 위협받을 정도로 경쟁이 심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수신료의 지원 없이 일반 상업방송과 경쟁해 수익 창출하며 공영방송사의 책무를 이행해야 하는 MBC의 어려움은 적지않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공적 자본이 투입된 귀중한 자산인 MBC가 제몫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국회에서 지배구조를 개선해 구성원들이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안정적 환경을 만들어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며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듯이 언론의 비판 활동이 궁극적으로 우리사회와 미래를 위한 것임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잘못된 보도 지적은 언론탄압 아냐”
권태선 이사장 “왜곡보도 아니기에 언론 탄압”

이날 방문진 국정감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 보도에 대한 공방이 지속됐다. 국민의힘이 MBC의 보도를 ‘날조’, ‘왜곡보도’라고 주장했으나 권 이사장은 MBC 외 많은 언론들이 같은 보도를 했고 보도경위를 봤을 때 왜곡된 보도가 아니라고 답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뒤 행사장을 나오면서 막말을 한 장면이 포착됐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뒤 행사장을 나오면서 막말을 한 장면이 포착됐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MBC가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정보는 방송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MBC 보도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못했다”며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은 보도를 비판하는 것을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18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 조폭과 권력: 파타야 살인 사건 그후’가 방송된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해당 보도를 보고 ‘사실 왜곡이다. 이정도면 프로그램을 폐지, 방송사 공개 사과해야 한다’라고 했는데 이것 또한 언론 탄압이냐”라고 질의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왜곡된 보도를 바로잡는 것을 ‘언론탄압’이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언론 모독”이라며 “발언을 왜곡해놓고 언론 자유 침해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권태선 이사장은 “MBC가 사적 발언을 날조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MBC뿐 아니라 150개에 달하는 언론이 그렇게 듣고 썼는데 어떻게 MBC만 날조를 한 것이라고 보시냐”며 “취재과정을 하나하나 엄밀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엔 공감하지만 MBC보도가 날조라는 것은 전체적인 보도경위를 봤을 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언론탄압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주장이 나온 이후로는 자막을 병기처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 MBC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사진=언론노조
▲ MBC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사진=언론노조

박성중 “MBC는 민노총 방송, 동종교배 안돼”
정청래 “모욕 표현 주의” 실랑이 오가기도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MBC는 민노총 노영 방송, 박성제 사장 이후 MBC 보도가 더욱 편향됐다”며 “간부 중 1명만 제외하고 민노총 소속이다. 이렇게 동종교배로 살아남는 조직은 없다”고 발언을 했다.

이에 정청래 과방위 위원장은 “국회법 146조에 따르면 모욕 등 발언이 금지돼있다. TV조선이나 채널A를 국민의힘 방송이라고 하면 기분 나쁘죠? 그런 이야기는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박성중 의원은 “왜 위원장이 진행을 하지 않고 의원의 이야기를 평가하느냐”라고 답했고 정청래 위원장은 “‘동종교배’같은 말은 자제하셔야 한다. 권성동 의원도 얼마전 모욕적 발언을 해 곤혹을 치렀다.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성동 의원은 “무슨 곤혹이냐. 위원장이 자꾸 쓸데없는 말을 한다”며 한 때 실랑이가 벌어졌다.
[관련 기사: 권성동, 피감기관장 향해 “뻐꾸기냐” “혀 깨물고 죽지” 폭언 논란]

한편 이날 방문진 국정감사에서는 11일 MBC에서 방송된 PD수첩 ‘논문 저자 김건희 편’에서 제작진이 김건희 여사 대역을 등장시키며 대역 고지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권태선 이사장은 “관련한 것은 심의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적절한 조처를 하라고 요청했다. 이는 방문진의 방송 개입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 보도를 정확하게 하는 문제이기에 방문진 역시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