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내부에서부터 끓어오르고 있다. 다음 주 사장 갈아치우려 하면 분연히 들고 일어설 것이다. 이런 방송장악 시도 앞에서 그냥 당하고만은 있지 않겠다."(양승동 KBS PD협회장)
KBS 앞 촛불집회가 시작된지 51일이 된 1일 저녁 8시부터 '방송장악·네티즌탄압 범국민운동'이 개최한 촛불문화제가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열렸다. 주최측 추산 800여 명의 시민들이 이날 문화제에 참가했다. 최근 MBC
"내부서 끓어올라…이렇게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
▲ 양승동 KBS PD협회장은 1일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열린 방송장악 저지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이치열 기자 | ||
천정배 민주당 의원도 이날 참석해 "방송장악·네티즌탄압과 민주주의 말살을 반드시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민주당도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천정배 "반드시 방송장악 저지 확신" 백기완 "감옥갈 각오하면 양아치들은 쓰러질 것"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언론인들에게 정부의 언론장악에 맞서 싸우기 위한 몇가지 당부를 했다.
"양아치 집단과 싸우면 힘이 없어도 우리가 꼭 이긴다 시민이 합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첫째로 소시민적 갈등에 사로잡히면 질 수도 있다. 둘째 공갈이나 협박에 당하지 말아야 한다. 계속 잡아가겠다고 협박하는데 감옥으로 갈 각오하면 양아치들은 쓰러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진짜 지는 것은 믿음과 확신이 없을 때이다."
이성규 독립PD협회 방송장악저지 비상대책위원장은 "그동안 촛불보다도 더 감동을 받은 것은 여기 카메라를 들고 있는 분들이었다"며 "이들은 영상이 주는 진실이 무엇인지 대중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화려하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영상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현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는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펼쳐지길 꿈꾸는 거대 선정주의 프로젝트"라고 비판했다.
▲ 이날 경찰은 수십여대의 전경버스로 KBS사옥을 둘러싸고 출입을 엄격히 제한해서 참가자들과 KBS를 출입하는 관계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이치열 기자 truth710@ | ||
▲ 시민들이 1일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방송장악 저지를 촉구하는 51일째 촛불을 밝혔다. ⓒ이치열 기자 | ||
독립PD협회 비대위 "방송장악 시도는 거대 선정주의 프로젝트"
이날 문화제에선 최근 검찰의 과잉수사에 고통을 겪고 있는 누리꾼들의 사연도 많이 소개됐다. 여성사이트 마이클럽에서 여성으로 가장해 회원들의 촛불집회 참석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소환을 앞두고 있다고 소개한 누리꾼 '한다솜'은 "문화일보와 동아일보 기사에서 '남자가 여성전용사이트에 가입해 여성을 동원한 장씨'가 바로 나"라며 "경찰은 기사를 통해 '선동'이라는 주장을 했는데 이거야말로 80년대식 집회시위 조사방법을 2008년에 써먹으려는 환상속에 사로잡힌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 마이클럽 한다솜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
▲ 시민들은 1일 서울 여의도 KBS 앞에서 방송장악 저지를 촉구하는 51일째 촛불을 밝혔다. ⓒ이치열 기자 | ||
이명박 정권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안티이명박 카페)의 '너럭바우'는 "누리꾼의 탄압을 통해 자유로운 의사표현까지 못하게 막으려하는 것 같은데 그건 일장춘몽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탄압이 계속되면 될 수록 온라인 안에서 뭉치고 오프라인에서는 이명박 정권을 끌어내리는 힘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쥐새끼 잡자 글 올린 누리꾼에 '대통령시해혐의'로 수사?"
촛불소녀 코리아 운영자 '초콜릿'은 "오늘 KBS를 지켜내기 위해 온 사람을 맞이한 것은 전경버스였다"며 "이게 이명박식 소통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낭독한 성명에서 △이명박 정권은 정보화에 역행하는 누리꾼 탄압을 중지하고 △전세계가 우려의 눈으로 지켜보는 만큼 정권이 오만함을 버리고 △모든 국민들도 이런 탄압에 당당히 맞서달라고 촉구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의 한 활동가도 "정권이 조중동 불매운동을 벌인 누리꾼에 이어 '쥐새끼를 때려잡자'고 인터넷에 글을 올린 누리꾼에게까지 '대통령 시해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며 "20% 이하의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이 같은 공안탄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시민들은 문화제를 마친 뒤 KBS 주위를 도는 행진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