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이하 방송위)의 방송법 개악 저지를 위해 지난 1월 25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진종철·이하 KBS노조)가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지 43일만에 비대위 체제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KBS노조는 지난 8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방송법 개정과 관련한 비대위 체제를 잠정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KBS노조의 한 관계자는 "방송위가 법 개정과 관련한 일정이나 절차를 자꾸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비대위 체제로 대응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하지만 다시 방송법 개악을 재추진할 경우 언제라도 비대위 체제로 다시 전환될 수 있는 만큼 한시적으로 해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법 개악 시도에 대한 감시와 투쟁은 계속된다"

   
▲ KBS노조는 지난 8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방송법 개악 저지를 위해 지난 1월 25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지 43일만에 비대위 체제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 1월13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항의방문단이 방송위원회 위원장실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며 방송법 개악안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 모습. ⓒKBS노조
KBS노조는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성명서를 14일 발표하며 비대위 해체를 공식화했다.

KBS노조는 <방송법 개악 시도에 대한 감시와 투쟁은 멈추지 않는다>는  성명서에서 "KBS 노조는 지난 40여일 동안의 비대위 체제에서 12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끈질긴 투쟁을 이어 나갔지만 방송위는 방송법 개악안의 입법 예고 기간이 끝났음에도 공청회를 열겠다고 하는 등 일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면서 "노조는 이런 상황에서 비대위 체제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앞으로 방송 통신 융합을 중심으로 한 법 개정 투쟁을 준비하고 산적한 내부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비대위를 해체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KBS노조는 "방송위의 방송법 개악 시도가 재현될 경우 언제든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투쟁의 전선에 나설 것을 밝혀둔다"면서 "KBS 노조는 방송통신융합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공영방송의 공영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세력과도 맞서 국민의 방송을 지켜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KBS노조가 비대위를 해체하며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방송법 개악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를 해체하며
 
방송법 개악시도에 대한 감시와 투쟁은 멈추지 않는다

언론노조 KBS 본부 비대위원은 지난 8일 비상대책위를 열어 비대위를 해체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방송위원회의 방송법 개악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 1월25일 결성한 비상대책위원회는 43일 만에 깃발을 내렸다. 비대위원들은 조합원들의 KBS 공영성, 독립성 사수를 위한 열정적인 투쟁으로 방송위원회의 방송법 개악 시도가 사실상 좌초돼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일단 비대위를 해체한 뒤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KBS 노조는 40여일 동안의 비대위 체제에서 12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어 방송위원회에 대한 강력한 규탄의 뜻을 전했으며 방송위원회 로비에서 21일 동안의 연좌 농성을 펼치며 끈질긴 투쟁을 이어 나갔다. 노조는 또 언론노동시민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잇따라 토론회와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위원회 방송법 개악안에 대한 부당성을 알려 나갔다.

이런 노조의 투쟁으로 방송위원회는 방송법 개악안의 입법 예고 기간이 끝났음에도 유례없이 공청회를 열겠다고 하는 등 공식적인 법 개정 절차를 밟지 않고 일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이런 상황에서 비대위 체제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앞으로 방송 통신 융합을 중심으로 한 법 개정 투쟁을 준비하고 산적한 내부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비대위를 해체키로 한 것이다.

KBS 노조는 앞으로도 방송위원회의 방송법 개악 시도가 재현될 경우 언제든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투쟁의 전선에 나설 것을 밝혀둔다. 우리는 역대 권력이 방송법 개악을 통해 공영방송을 장악하려고 시도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 KBS 조합원들은 온몸으로 맞서 투쟁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KBS 노조는 방송통신융합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공영방송의 공영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세력과도 맞서 국민의 방송을 지켜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05년 3월 14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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