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13일 주최한 '서울국제마라톤(구 동아마라톤)'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KBS를 '칭찬'하는 기사를 게재하자 KBS 내부에서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동아일보 3월14일자 9면
동아는 14일자 9면 이란 기사에서 "KBS는 13일 '2005 서울국제마라톤대회'를 중계하며 국내 최초로 '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송신(OFDM)' 방식을 사용해 전 구간에서 선수들의 역주를 바로 옆에서 생생하게 지켜보는 듯한 화면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동아는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차량에 설치된 이동카메라들이 코스 전반에 걸쳐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담아 보내면 코스 중간에 설치된 수신기에서 이를 받아 내보냈다"면서 "과거 수신기가 설치된 헬기와 지상 촬영차량 간에 송수신을 방해하는 육교 등의 지형물이 있을 때 화면이 끊기거나 이지러지던 단점을 극복했다"고 KBS의 마라톤 중계를 호평했다.

KBS "마라톤 생중계한 점 고려했을 것"

하지만 이 기사에 대한 KBS의 반응은 냉담하다. 보도본부의 한 기자는 "서울국제마라톤이 동아일보 주최고 이를 생중계한 곳이 KBS라는 점을 고려한 기사 아니겠냐"면서 "정말 오랜만에 KBS 호평기사가 나서 좋긴 한데, 솔직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또한 "기사 자체야 뭐라고 할 수 없지만 그동안 동아일보가 KBS를 '사사건건' 트집 잡아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랍다"면서 "하지만 너무 속이 뻔히 보이는 것 같아 별다른 반응이 없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한시적으로 중계권료 없이 KBS가 중계하기로

한편 이번 마라톤 중계와 관련해 KBS쪽은 한시적으로 중계권료 없이 서울국제마라톤을 중계하기로 동아일보쪽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스포츠국의 한 관계자는 "서울국제마라톤 생중계 계약기간이 5년인데 지난 2004년이 계약만료였다"면서 "중계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고, 경기악화에 따른 예산절감으로 올해 예산이 대폭 삭감된 안이 내려왔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논의에 들어간 것이 조금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아쪽에서 중계권료 없이 한시적으로 방송할 수 있겠느냐는 의사타진을 해와 우리(KBS)는 당분간 순수제작비만 부담하고 방송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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