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치러진 한겨레 대표이사 후보 선거에서 정태기 전 이사(65·사진)가 당선된 것은 ‘안정 경영’을 원하는 한겨레 내부 구성원들의 바람이 담긴 결과로 풀이된다. 내부개혁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는 만큼 ‘급진적’ 선택을 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태기 후보가 54.3%의 표를 얻어 당선되긴 했지만 양상우 후보(42)가 41.0%라는 적지 않은 표를 얻은 것은 한겨레 내부에 변화에 대한 욕구가 그만큼 절실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양 후보는 40대 CEO의 대외 영업력에 대한 우려 때문에 결국 낙선하긴 했지만 표 차이가 55표로 얼마 나지 않는 만큼 향후 정 당선자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양 후보는 지난 18일 “이제는 선거기간 동안 나온 장밋빛 공약이 현실로 이어지게 해야 될 시졈이라며 “모두 다 공약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다 같이 한길로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거를 치르는 동안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내부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성과라면 한겨레 지면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이 부족했던 것은 아쉬움으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정태기 신임 대표이사 후보 당선자는 오는 3월초 한겨레의 지향점을 결정할 대토론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5월 창간일에 맞춰서는 혁신호를 내겠다는 것이 정 당선자의 구상이다.

3월 중순께 정 당선자는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편집국장을 임명할 계획이다. 정 당선자는 공약을 통해 ‘법치 인사'를 강조해 왔는데 편집국장 인사는 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당선자는 오는 3월 26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얻어 정식으로 한겨레 대표이사에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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