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에 소재한 육군 부대의 한 사병이 탈영한 사실을 두고 SBS가 아침뉴스를 통해 잇따라 '무장탈영' '사망한 병사가 있던 부대와 같은 점'을 강조해 보도하자 육군본부가 "왜곡보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 SBS가 아침뉴스 ⓒ SBS

육군본부가 보도자료 배포와 함께 SBS에 직접 방문해 유감을 표명하는 등 강하게 항의하자 SBS는 이날 저녁 메인뉴스에는 관련기사를 삭제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SBS는 지난 17일 <아침종합뉴스>(오전 6시)로 '탈영병 발생'을 내보내 지난 5일 사망한 강○○ 이병과 같은 부대에 근무하던 사병이 K2 소총을 들고 탈영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SBS "무장탈영·강이병 사망사건과 동일한 부대·해당 부대 은폐" 보도

   
▲ SBS가 아침뉴스 ⓒ SBS
SBS는 뉴스에서 "이 사단에서 근무하던 21세 홍모 상병이 혹한기 훈련을 받던 중 K2소총을 들고 갑자기 사라졌으며 어제 아침 인원파악에서 탈영사실이 드러났다"며 "해당부대는 탈영사실을 숨긴 채 자체 수색을 벌였지만 홍상병을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군경은 홍 상병이 서울 방향으로 올 가능성에 대비해 주요 길목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방부는 이 사병의 탈영이 강 이병 사망 사건과 관련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국방부는 이 부대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해당부대와 관련자들을 상대로 긴급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육군은 SBS가 왜곡했다며 정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육군 "이미 상황종료·비무장·강이병 사망사건 부대와 주둔지 달라"

   
▲ SBS가 아침뉴스 ⓒ SBS
육군본부 이황진 공보분석 장교는 "△사건은 이미 16일 오전 수색대에 붙잡혀 상황이 끝났는데도 현재진행으로 보도했으며 △군무지 이탈 시 탄띠 등 무장을 푼 상태여서 소총은 없었고 △강 이병 사망사건이 발생한 부대와는 연대급은 같으나 대대는 달라 주둔지별로 생활하는 군 부대 특성상 같은 부대라고 볼 수 없는데도 이를 끼워맞췄으며 △마치 우리가 사실을 은폐한 것처럼 보도했다"며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정정을 요구했으나 홍 상병이 '검거됐다'는 부분과 '추위를 피해 이탈했다'는 부분만 넣고 나머지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SBS는 <아침종합뉴스>에서 첫 보도에 이어 내보낸 2꼭지의 리포트에서 무장 탈영 부분과 강 이병 사망과 동일한 부대라는 점을 그대로 반영했다.

육군본부는 이날 오후 '탈영병 관련보도에 대한 육군 입장'을 발표해 "우리는 사실을 인지한 즉시 검문검색 실시와 지역언론에 통보했고, 이탈 사유에 대해서도 언론에 알렸는데도 우리가 은폐하거나 강 이병 자살과의 연계성을 보도한 것은 왜곡 보도"라고 주장했다.

육군 "SBS 방문해 항의서한 전달"

   
▲ SBS가 아침뉴스 ⓒ SBS
육군본부 전하규 공보대응장교도 언론사에 배포한 '언론의 보도행태에 관한 고언'에서 "이번 SBS의 보도가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기본적인 취재 원칙을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취재기자의 편견과 주장에 근거한 추론을 사실처럼 재구성했다"고 주장했다.

육군본부 이황진 장교는 "정정 요구가 반영되지 않아 이날 SBS에 찾아가 유감을 담은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SBS는 이 리포트를 저녁 메인뉴스인 <8시뉴스>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SBS, 메인뉴스에서 기사삭제…"육군 주장 반영하니 기사안돼"

이에 대해 기사를 쓴 SBS 이모 기자는 "서로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있었던 것같다"며 "메인뉴스에서 빠진 데 대해 18일 오전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SBS 최금락 정치부장은 "보충취재 과정에서 육군본부가 주장한 무장 탈영이 아니라는 사실 등을 확인하고 나니 기사가치가 낮아져 <8시뉴스>에 들어갈 사안이라고 볼 수 없게돼 빠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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