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장 겸 인쇄인에 선임된 송필호 부사장(왼쪽)과 사장 겸 발행인·편집인에 선임된 권영빈 부사장. ⓒ연합뉴스
15일 주미대사로 공식 임명될 예정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14일 중앙일보 사내의 모든 직책을 사임했다. 오는 22일 주미대사 부임을 앞두고 세계신문협회와 한국신문협회 회장에 이어 중앙일보 회장 직까지 물러난 것이다.  

중앙일보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사장 겸 인쇄인에 송필호 부사장을, 사장 겸 발행인·편집인에 권영빈 부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홍 회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아온 송 사장에게는 경영을 맡기고, 권 사장은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 지면을 총괄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포스트 홍석현’ 체제가 '송필호·권영빈 쌍두마차 체제'가 될 것이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다.

포스트 홍석현은 '송필호·권영빈 투톱'

또 이번 인사에서는 중앙일보가 그동안 밝혀온 '최고 의사결정기구'의 윤곽이 드러났다. 중앙일보는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내외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사내인사 5명과 사외인사 4명으로 구성되며, 의장은 중앙일보 고문을 맡아왔던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맡게 된다. 사내인사는 송필호·권영빈 사장, 문창극 논설주간, 김수길 편집국장, 기노창 상무 등 5명이며, 사외이사는 이홍구 의장을 비롯해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사장, 김&장 한상호 변호사,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 등 4명이 맡는다. 

중앙일보는 “(개편된 이사회는) 분기별로 회의를 열고 중앙일보의 경영과 제작에 관한 주요 정책이나 방향을 토의, 심의한다”면서 “이는 투명한 과정을 통해 합리적이고 독립적인 방향으로 중앙일보를 이끌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이 같은 이사회 운영은 뉴욕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 등 선진 언론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앙일보 사내에서는 개편된 이사회에 실권이 실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 기능이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사진들의 면면으로 봐서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이사회보다는 송필호, 권영빈 사장이 주축이 돼 회사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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