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둔 7일 모든 조간신문들이 간지를 없애는 등 발행면수를 대폭 줄인 가운데 '고향'과 관련된 훈훈한 이야기들을 1면 머리기사로 올린 신문들이 많았다.

조선과 동아의 대비되는 1면 머리기사

그간 경제전망에 대해 비관적 태도를 보였던 두 신문의 머리기사가 두드러진 차이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한국개발연구원이 지난 6일 발표한 경제동향보고서를 1면 머리로 실으면서 <KDI "올 경기 나아진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가판에서의 기사 제목은 <KDI "경기 바닥쳤다">였는데 배달판에서는 경기전망을 더욱 긍정적으로 느끼게끔 하는 제목으로 바꿨다. 조선은 기사에서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고 국내소비와 설비투자 등 각종 경제지표들도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근로빈곤층 130만/일자리 못구해 가난서 허우적>이라는 1면 머리기사에서 "외환위기의 충격에서는 벗어났지만 근로빈곤층의 증가로 빈곤계층은 감소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두 신문의 기사는 단순비교는 힘들지라도 각기 구체적 자료를 통해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나란히 지적했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특히 이전의 경우 기업 경제연구소 등의 경제전망에 대해 비관적 측면을 강조해왔던 조선일보가 국책연구소의 긍정적 경제전망을 그대로 인용해 1면 머리로 실은 점 또한 눈에 띈다.

'전쟁영웅' 김영옥씨 기사 크게 확대

조선일보가 가판 9면에 머리로 실은 '6.25 전쟁영웅' 김영옥씨의 이야기를 배달판에서는 3면 종합면 머리로 옮기면서 기사의 양도 3분의 1가량 늘렸다. <그는 6.25 전쟁의 영웅/한국 훈장만 못받았다>라는 가판 제목도 배달판에서 <2차대전 '전설'이자 6.25 영웅/한국 무공훈장만 못받았다>로 바뀌었다. 이 기사가 앞으로 옮겨오기 전에 있던 기사는 <결식아동 지원 단체 '함께하는 사람들 풍경/"설날 세배하면 오천원" "와~와~"> 제하의 미담기사였다.

조선,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 우회적 칭찬(?)

조선일보 5면에 청와대 비서진의 2년간 변화를 되짚어 보는 기획기사를 커다랗게 실었다. 조선은 <노 대통령 2년…비서실 확 바뀌었다/청와대, 386떠난 자리에 전문가 그룹이…>제하 기사에서 대선캠프 출신의 대선공신들이 대거 교체되고 관계나 학계 전문가들로 그 자리가 채워졌다고 분석했다. 김우식 비서실장의 경우는 청와대 실용노선을 대표하고 있고 김영주 정책기획수석과 이원덕 사회정책수석, 그리고 김병준 정책실장을 들어 색깔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광고없는 1면

중앙일보가 통상적으로 붙는 하단 4~5단 광고를 싣지 않고 기사로 채웠다. 1면 머리기사는 '신용불량자 탈출' 배장식씨 '부도위기 극복' 최영택씨 '취직 100전 100기' 서은선씨의 귀향기를 오른쪽 2단을 뺀 통단 박스 기사로 실었다. 또 3면에 가서는 지난해와 올해 중앙일보에 입사한 신입기자들이 한복을 입고 독자에게 세배하는 모습을 통단 사진으로 실었다.

한겨레, 가판배달판 변함없는 1면

한겨레가 가판 신문의 기사배치와 제목을 그대로 유지했다. 달라진 건 설 연휴 휴간을 알리는 하단의 안내박스가 유일했다. 한겨레는 또 SBS와의 지상파DMB 제휴소식을 1면에서 비중있게 전했다. 한겨레는 SBS가 DMB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데이터방송 채널을 임대해 운영하게 되며 단계적으로 비디오와 오디오 채널의 일부 프로그램 제작, 공급에도 나선다고 밝혔다.

한겨레 2007년 대선 예비주자 분석

한겨레가 4면과 5면을 모두 할애해 대선 예비주자들의 움직임과 전망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기획기사를 실었다. 한겨레는 고건 김근태 박근혜 손학규 이명박 정동영씨 등을 주요 후보군으로 분류했으며 개별 인사들의 장단점을 비교했다. 또 이회창 강금실 이해찬 천정배 원희룡 정몽준 오세훈씨 등의 이름도 본인의사와는 무관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 국방발전자문위 설치 단독보도

한국일보가 청와대의 국방발전위원회 설치 추진소식을 배달판에서 단독으로 보도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청와대는 국방개혁의 강력한 추진을 위해 위원회를 신설하며 대신 기존의 국방보좌관(차관급)을 폐지하고 위원회 간사를 맡을 국방정책조정관(1~2급·준장급 장성예정)을 국가안전보장회의 산하에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서울신문 이번엔 '쇠기러기의 눈물'

야생동물들이 도로에서 죽어가고 있다는 생생한 탐사기사를 실었던 서울신문이 이번엔 밀렵꾼이 뿌린 독극물 묻은 볍씨를 먹은 쇠기러기의 눈물을 1면 사진기사로 실었다. 머리기사도 아래로 내려앉힌 이 사진기사는 지난해 12월 하순 사진작가 최협씨가 촬영했으며 쇠기러기의 눈에 맺힌 그렁그렁한 눈물이 선명하다. 서울신문은 사진 바로 옆자리에는 <밀렵 야생동물 먹으면 10일부터 형사처벌>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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