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호 기자
남아시아 지진과 해일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해 12월29일 저녁 외교통상부는 신입·인턴사원, 기능직·계약직 직원, 공익근무요원을 격려하기 위한 송년음악회를 개최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 업코리아와 일간스포츠는 네티즌의 반발을 인용해 이를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업코리아는 30일 <외교부 지진참사 ‘나몰라라’ 송년파티>라는 기사에서 “외교부는 가족들의 생사확인을 묻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송년음악회 및 만찬’을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의 분노가 집중되고 있다”며 “송년음악회 참석 관계로 종합상황실에는 4명의 직원만이 자리를 지켰고 가족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각부로 걸려오는 전화에는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일간스포츠도 12월31일자 <공무원님들 칼퇴근하는 것 몰랐습니다>라는 기자수첩에서 29일 송년회와 외교부의 반응을 기사화했다.

외교통상부는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들 언론보도가 정확하지 않다며 “송년음악회는 외교부 전체 조직은 물론 직원 개개인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다수의 사안들이 전개됐던 올 한해를 마감하고 신년을 기약한다는 차원에서 그동안 업무지원에 여념이 없었던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12월17일 계획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지진피해 상황 담당과 무관한 신입·인턴 직원 등에 대해 고생했다는 배려를 이해해줬으면 한다”며 “보다 절제되고 진지한 고민도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은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이번 사태와 같은 재앙을 만났을 때는 더 큰 문제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어야 하지 않을까. “지엽적인 일에 매달리지 말아달라” 는 외교부 관계자의 말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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