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자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14일자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KBS 기자 출신의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14일 MBC 등 출입 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MBC를 겨냥해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해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황 수석은 자신의 군대 시절 이야기를 꺼내며 “MBC는 잘 들어”라고 말한 뒤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당시 오아무개 기자가 괴한으로부터 회칼 습격을 받고 허벅지가 깊이 4cm, 길이 30cm 이상 찢긴 사건이었다. 

MBC는 “수사 결과 괴한들은 군 정보사령부 소속 현역 군인들로, 군을 비판하는 오 기자의 칼럼에 불만을 품은 상관들의 명령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른바 정보사 회칼 테러 사건”이라고 전했다. MBC는 “황 수석은 이 사건을 말하며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기사 쓰고 했던 게 문제가 됐다는 취지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연일 정부 비판적 논조로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고 있는 MBC를 향한 사실상의 경고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MBC는 “왜 MBC에게 잘 들으라고 했냐는 질문에, 황 수석은 웃으면서 농담이라고 했고, 정보 보고하지 말라는 당부를 덧붙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MBC는 지난 6일 <호주대사 임명됐는데‥‘채 상병 수사 외압’ 이종섭 이미 출국금지> 리포트를 통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출국금지 상태라고 단독 보도했다. 이후 이 전 장관은 공수처에 자진 출석했다. 법무부는 이 전 장관이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며 출국금지를 풀어줬고, 이 전 장관은 곧바로 호주로 출국했다. 이에 대통령실이 사건의 주요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 출국시키는 것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며 총선을 앞두고 여권의 대형 악재로 등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권 입맛에 안 맞으면 회칼로 찌르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실의 언론관인가”라고 되물으며 “그게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기자 앞에 두고 할 농담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는 “황 수석 본인도 언론인 출신인데, 그 말이 위협으로 들릴지를 판단하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황상무 수석은 즉각 사표 쓰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참모가 손에 손잡고 오른쪽 낭떠러지로 달려가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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