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측 후보들이, 무언가 문제를 지적하면 무소불위 검찰 기소권·수사권을 믿고 마구 고발·고소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정승연 국민의힘 후보(인천 연수구갑)에게 고발당했다며 “고소한 이유가 무엇이냐 그랬더니, 본인이 친일적인 행위를 한 것이 아닌데 어떤 기사를 제가 공유해서 본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가 말한 기사는 민중의소리 <‘인천 연수갑’ 국민의힘 정승연 “한국인들 반일 감정엔 피해의식, 열등의식 병존”>이라는 보도다. 민중의소리는 “정승연 후보가 자신의 저서에서 한국 국민들의 반일 감정을 ‘피해의식’, ‘열등의식’ 등으로 수차례 기술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2021년 펴낸 <일본, 동행과 극복>이라는 저서의 내용을 지적했다.

책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감정은 복잡하다. 일본 제품과 일본 요리를 좋아하고 일본 여행을 그렇게 많이 가면서도 일본과 갈등이 생기면 온 국민이 반일로 뭉친다”, “거기에는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핍박받았다고 하는 피해의식과 언젠가는 그 빚을 갚아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병존한다. 우리가 부족해서 당했다는 열등의식도 존재한다”, “오늘의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은 이제 일본이라는 나라에 당당해질 때가 되지 않았을까. 피해의식이나 강박관념, 열등의식과 같은 일본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등의 내용이 기재돼 있다.

▲ 지난 5일 롯데백화점 영등포 앞 광장에서 긴급 현장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더불어민주당
▲ 지난 5일 롯데백화점 영등포 앞 광장에서 긴급 현장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더불어민주당

정승연 후보는 관련 보도가 나오고 이 보도를 이재명 대표가 SNS에 인용하자 지난 7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와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혐의로 이 대표와 민중의소리를 검찰에 고소했다.

정 후보는 “일본의 불법 침략과 강제징용 등 전쟁범죄를 강력하게 비판해 온 학자인 정승연 후보는 저서에서 ‘역사문제를 경제나 안보로까지 비화시킨 아베 정부와 문재인 정부 모두 문제가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악의적으로 편집된 기사를 통해 정승연 후보의 저서가 마치 친일행위를 옹호하는 내용인 것처럼 묘사”했다고 주장하고, 이 대표를 향해 “해당 기사 내용을 여과 없이 자신의 SNS에서 언급하며 ‘친일 DNA, 친일 망언 인사’라고 비판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문제가 된 저서 내용을 언급하면서 “이것이 말이냐, 막걸리냐? 우리가 핍박받았다고 하는 것이 피해의식이냐? 역사적 사실이다. 이것을 국민들의 강박관념으로 규정하는 자체가 국민들을 무시하고 폄하하는 것이다. 우리가 부족해서 당했다는 열등의식이라니, 이것이 정말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정승연이라는 후보에 걸맞는 표현이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본인은 대한민국 국민들을 ‘열등의식을 가진 존재, 강박관념을 가진 존재, 피해의식에 찌든 존재’로 마음대로 표현해 놓고, 이런 표현을 했다고, 제가 ‘친일’이라고 하는 기사를 공유했다는 것이 무슨 명예훼손이냐? 무슨 허위사실 공표냐?”라고 되물은 뒤 “무소불위 검찰 권력 믿고 함부로 고소·고발 남발하는데, 언젠가는 책임질 무고죄에 해당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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