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풍자 영상 갈무리.
▲ 윤석열 대통령 풍자 영상 갈무리.

“무능하고 부패한 윤석열 정부는…” 웃자고 만든 정치 풍자 영상에 죽자고 달려들고 있다. 제목도 ‘가상으로 꾸며본 양심 고백 연설’이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경찰 요청에 영상을 접속차단 했고, 경찰은 영상 게시자를 찾는다며 압수수색에 나섰다.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자들을 압수수색 하더니 이번에도 대통령 명예훼손이 이유다. 제작자 스스로 가상으로 꾸몄다고 밝힌 영상인데도 대통령 명예가 훼손됐다며 긴급 심의가 이뤄졌다. 명백한 표현의 자유 탄압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2021년 10월 ‘SNL코리아’에 출연해 “대통령이 되신다면 SNL이 자유롭게 정치 풍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냐”는 주기자(배우 주현영) 질의에 “그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SNL의 권리”라고 답했다. 정치 풍자는 SNL 제작진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의 권리일 텐데 지금은 그 권리를 짓밟는데 거리낌이 없다. 선관위가 총선을 위한 딥페이크 영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무리한 대응에 나서는 걸 보면 결국 ‘대통령 심기 경호’ 외에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 

2022년 10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고교생이 그린 ‘윤석열차’에 상을 주고 전시하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엄중 경고’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정부는 당시 사건에서 배운 게 없다. 오히려 이번에도 영상을 널리 홍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SNL코리아’도 현 정부 들어 정치 풍자 수위가 약해졌다. 시즌3과 시즌4에서 김건희 여사 풍자 캐릭터의 활약은 찾아볼 수 없었고, 시즌3 1편에 등장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풍자 캐릭터는 1회 출연에 그쳤다. 압수수색·접속차단을 각오하고 웃겨야 하는 세상에서 당연한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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