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녹화해 지난 7일 방영한 윤석열 대통령 대담 방송. 사진=KBS 갈무리
▲ 지난 4일 녹화해 지난 7일 방영한 윤석열 대통령 대담 방송. 사진=KBS 갈무리

지난 7일 오후 10시, 윤석열 대통령이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며 김건희 여사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8일자 아침신문에서 동아일보와 한겨레는 1면 톱기사 제목에서 윤 대통령이 이에 사과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날 1면에서 YTN 민영화(사영화) 소식을 다룬 곳은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 두 곳이었다. 윤 대통령 몫으로 임명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2인 체제가 유진그룹 쪽이 신청한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신청을 지난 7일 승인했다. 공적소유구조의 보도전문채널이 민간자본에 넘어가면서 방송 사유화 우려가 나온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하면서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조선일보는 1면 <無전술 축구, 우승 찬스 걷어찼다>, 2면 <유효슈팅 0…황금세대를 무능세대 만든 감독>과 <국민은 부글부글 끓는데…지고도 웃은 클린스만> 등 클린스만 감독을 강하게 비판했다. 

▲ 8일자 전국단위 일간지 1면 모음
▲ 8일자 전국단위 일간지 1면 모음

윤석열, 김건희를 정치공작 피해자로 규정

윤 대통령은 “(명품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가) 시계에다가 몰카까지 들고 와서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며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서 이런 걸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공작이라고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또한 “제2부속실은 지금 비서실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대신 진행한 KBS 녹화 대담에 대해 한겨레는 1면에서 <김건희 명품백, 대통령 사과는 없었다>, 동아일보는 1면에서 <尹, 디올백 논란 사과 없이 “아쉬운 점 있어”>라며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은 부분을 지적했다. 

한겨레는 해당 기사에서 “지난해 11월 말 해당 논란이 불거진 뒤 70일 만에 나온 첫 입장인데, 김 여사를 ‘정치공작’을 당한 피해자로 규정한 기존 여권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재발 방지 의지를 부각하려 하면서는 ‘오해하거나 불안해하시거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분명히 해야 될 것 같다’면서도 구체적 대책은 말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 8일자 한겨레 1면 기사
▲ 8일자 한겨레 1면 기사

한겨레는 사설 <“명품백은 정치공작”, 사과 대신 강변 일관한 윤 대통령>에서도 “김 여사는 ‘김영란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상태”라며 “배우자인 윤 대통령이 반환·신고 등 법적 의무를 다했는지도 규명돼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받지 말아야 할 물건을 받은 김 여사의 처신과 책임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며 “자신은 당시 상황을 알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사과는 물론 애초 예상됐던 ‘유감 표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른 주요 일간지 1면 기사 제목은 다음과 같다. 

중앙일보 <“몰카 공작에 당한 건 맞지만 매정하게 못 끊은 건 아쉬워”>
국민일보 <“명품가방은 정치공작…매정하게 못 끊어 아쉽다”>
조선일보 <尹, 명품백 논란에 “매정하게 못 끊어…아쉽다”>
한국일보 <尹, 명품백 논란에 “매정하게 못 끊어 아쉽다”>
세계일보 <尹, 명품백 논란에 “매정히 못 끊어…아쉽다”>
서울신문 <尹, 명품백 논란에 “재발 없도록 할 것”>
경향신문 <윤 대통령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게 문제”>

보수 성향 신문들도 사설에서 이번 대담을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윤 대통령 명품백 해명, 국민 우려 해소엔 미흡했다>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 넘게 침묵을 지키던 윤 대통령이 이번에 입장을 표시한 건 만시지탄이나마 긍정 평가하고 자신의 공약을 번복하면서 제2부속실 설치 가능성을 거론한 대목도 눈에 띈다”며 “다만 윤 대통령의 해명이 대체로 솔직하긴 했지만 국민들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기엔 미습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명품백 수수에 대해 명확한 표현으로 유감과 사과를 전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김 여사의 억울한 사정을 설명하는 데 더 비중을 두는 듯한 인상을 줬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김 여사가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더라도 부정적 민심을 고려하면 사과와 반성을 앞세우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며 “또 현재 논란의 백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설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 8일 중앙일보 사설
▲ 8일 중앙일보 사설

또 중앙일보는 “경호실의 허술한 보안 관리 문제도 언급이 빠졌다”며 “앞으로 대통령실은 이런 부분에 대해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추가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내용·형식 미흡 尹대담, ‘앞으로 조심’ 약속이라도 지켜야>에서 “국민이 듣고 싶은 말보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을 했다는 인상을 줬다”며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최씨와의 만남을 매정하게 뿌리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선물을 받은 데 대한 명시적 사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대담이라는 형식이 적절했는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질문자가 단 한 사람이었다”며 “대통령이 여러 언론사 기자로부터 다양한 질문을 받고 즉석에서 답하는 기자회견에 비해 내용이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담 방송사인 KBS는 사장 인사권자가 대통령”이라며 “대담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이뤄졌다고 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YTN 민영화에 노조 법정투쟁 예고

한겨레는 <방통위, 끝내 YTN 민영화…노조 “불법 매각”>, 경향신문은 <2인 방통위 YTN 민영화 강행>에서 각각 민영화 소식을 다뤘다. 

지난해 11월29일 당시 이동관 방통위원장 시절 방통위는 최다액출자자 변경안 승인을 한차례 보류했고, 유진이엔티의 방송 사업 경험과 방송의 공적 책임을 실현할 구체적 계획 등이 부족하다는 외부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제시했다. 방통위는 유진 측에 10가지 조건을 내걸며 해당 안건을 승인했다. YTN 대표이사는 미디어 분야 전문 경영인으로 할 것, 보도편성에 개입하지 않을 것 등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의 YTN 사영화 시도가 언론장악 수준을 넘어 범죄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며 “사영화의 모든 과정을 원점으로 되돌리기 위한 법적 투쟁이 나서겠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YTN 민영화 승인 방통위, 방송 공공성 훼손 우려된다>에서 “방송사 경영권이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에 넘어가면 자본은 물론 정치권력의 압력에도 취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그동안 YTN 민영화가 거론될 때마다 ‘24시간 땡윤 뉴스를 만들 셈이냐’는 우려가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방통위는 ‘최대주주의 보도 개입 금지’ 등 공정성 실현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지만 대표이사 선임 등 인사권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보도·편성에 개입할 수 있다”며 “언론계와 시민사회가 눈을 부릅뜨고 대주주의 전횡과 방통위의 방조를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8일 경향신문 만평
▲ 8일 경향신문 만평

경향신문은 사설 <‘2인 방통위’ YTN 민영화 강행,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에서 “명칭만 전체회의일 뿐, 김홍일 방통위원장과 이상민 부위원장뿐인 ‘2인 방통위’가 보도채널을 처음 민영화하는 중대한 결정을 한 것”이라며 “‘이동관 방통위’에서 시작된 방송장악 시비가 다시 불 지펴졌다”고 했다. 

최대주주 자격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이 신문은 “과거 유경선 유진 회장은 검사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유진투자증권은 자전거래로 검찰에서 수사 중”이라며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기업에 조건을 붙여 보도채널 인수 승인부터 해준 격”이라고 했다. 

클린스만 낙점한 정몽규 책임론까지 

지난 7일 한국 축구대표팀이 카타르에서 진행한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대2로 완패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과정은 엉성했고 결과는 허무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2면 기사에서 “앞으로 클린스만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1월 파울루 벤투 후임 감독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협회 고위층이 절차를 무시하고 클린스만을 낙점했다는 의혹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 8일자 조선일보 2면
▲ 8일자 조선일보 2면

때문에 최종 결정권자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책임론으로 번졌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상윤 해설위원은 “그동안 클린스만에 대한 많은 지적들이 있었는데 협회는 듣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클린스만은 조별리그부터 치밀한 계획없이 일부 선수 재능에 의존한 경기 운영을 반복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며 “코너킥이나 프리킥 기회에서도 세트피스(미리 짜두고 하는 경기 운영)라 불릴 만한 장면이 없었다. 그저 이강인과 손흥민 두 스타 선수들이 뭔가 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지적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이 웃으면서 그라운드로 나가는 모습이 여론에 비난을 받고 있다. 미 스포츠 전문 방송 ESPN은 “한국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클린스만은 웃고 있어 한국 언론과 팬들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고 했다. 김대길 해설위원도 “클린스만 감독 웃음은 자칫 한국 축구를 무시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며 “외국에서도 그 미소에 주목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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