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일자 뉴욕타임스 1면.
▲2월2일자 뉴욕타임스 1면.

美 뉴욕타임스가 2월2일자 1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보도했다. 앞서 영국 BBC‧가디언‧로이터통신을 비롯해 일본 산케이신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워싱턴포스트 등이 주요하게 보도한 데 이어 뉴욕타임스도 관련 의혹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월1일자 온라인판으로 내놓은 <영부인과 디올백, 한국 사로잡은 정치적 위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사건은 가장 큰 정치적 위기 중 하나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여권에서는 김건희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하며 사과를 촉구하는 등 당이 술렁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김 여사가 남편의 선거운동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기자와의 대화가 공개됐다”며 과거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녹취를 언급한 뒤 “그녀는 윤 대통령을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라고 불렀고, ‘내가 집권하면’ 비우호적인 언론에 보복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또 “김 여사는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야당이 장악한 의회는 이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특검법을 통과시켰으나 윤 대통령이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2012년 김 여사와 결혼한 것이 ‘가장 행복한 기억’이라고 말한 윤 대통령은 디올백 영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2월1일자 온라인판.
▲뉴욕타임스 2월1일자 온라인판.

뉴욕타임스는 “해당 영상은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가 손목시계 안에 카메라를 숨겨 촬영한 것”이라며 촬영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2022년 5월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초청을 받은 그는 한 달 뒤 김 여사 사무실을 방문해 감사의 뜻을 전하며 1300달러짜리 샤넬 화장품 선물세트를 건넸다. 그 자리에서 최 목사는 김 여사가 고위공직자 임명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대화를 우연히 들었고 그때 ‘폭로’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의소리는 그에게 스파이 캠과 송아지 가죽 디올백을 제공했고, 최 목사는 2200달러짜리 디올백 사진을 김 씨에게 보내며 다시 만나자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최 목사는 영부인을 만나고 싶다고 여러차례 요청했지만 고가의 선물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알려야만 면담을 허락받았다고 말했다”며 “공직자와 그 배우자는 잠재적 이해충돌이 없더라도 750달러 이상의 선물을 받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영상에서 김 여사는 ‘남북 관계에 적극 관여하고 싶다’고 밝혀 역할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파문이 거세지자 김 여사는 한 달 반 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당선되면 아내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한 2021년 사과 이후 자신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설문 조사에서 대다수의 한국인은 김 여사가 가방을 받은 것은 부적절했으며 윤 대통령의 해명을 원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또 “보수 일간지 동아일보의 한 칼럼니스트는 ‘이 나라 보수는 더 이상 김건희 리스크를 안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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