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좌천된 ‘미니스커트 여경’, 결국 민주당 인재>

동아일보 <민주당, 11·12호 인재 영입...‘미니스커트 여경’ 이지은 ‘교사 출신’ 백승아>

중앙일보 <‘미니스커트 여경’ 민주 11호 인재됐다...“국민 수호천사될 것”>

29일 더불어민주당이 인재 11호 인사로 이지은 전 총경을 영입하자 언론에 보도된 타이틀이다.

경찰대 17기 출신인 이 전 총경은 2022년 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장으로 근무하다 총경으로 승진했다. 경찰 창설 이래 지구대장 출신 경정이 총경으로 승진한 건 이 전 총경이 처음이었다. 당시에도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현장형 경찰의 모범상으로 주목을 받았다가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회의에 참석하면서 경찰 조직에서 밀려났다.

이 전 총경은 전남청 112치안종합상황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상황팀장은 본래 경정 직급이 맡았던만큼 좌천으로 해석됐다. 이 전 총경은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할 때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고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는지, 앞으로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했고 이제는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퇴임의 변을 남기고 경찰 조직을 떠났다.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총경이 민주당 인재영입 3호 인사가 되면서 이 전 총경 역시 정치권행을 예견하는 전망이 우세했다.

2012년 이 전 총경은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경감 시절 검사의 경찰 출석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면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꼈다. 이 전 총경이 주목을 받을 때마다 언론은 해당 이미지를 차용했다. 총경으로 승진할 때도 ‘미니스커트 여경’이었고, 이날 민주당 영입 인사 소식에도 ‘미니스커트 여경’이 됐다.

이지은 전 총경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제가 2주 전에 퇴임하고 나서 정계로 간다는 추측성 보도에 미니스커트 여경이라고 표현해서 아직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며 “저의 입장에선 그것도 나의 모습이라다고 생각한다. 당시 미니스커트를 좋아하기도 했고 자신감있는 옷을 선택했다. 언론이 그럴 수 있다. 그런데 10년이 더 흘렀다”고 말했다.

이 전 총경은 “이해를 하면서도 이제는 현장에서 실력을 쌓고 변호사 자격증도 따고 박사 학위도 받았다. 내 비전과 역량이 주목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경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을 성소비나 상품화라고 하는 시선에 크게 공감하지 않는다. 여성의 주체적 표현인데 이런 시선은 주체적 욕망을 숨길 수 있다”면서도 “제 입장에선 언론 보도도 이해가 가고 특별히 비난하고 싶진 않지만 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그동안 많은 성과를 이뤘다. 미니스커트 여경과 이지은 전 총경 사이의 사이클을 역량과 비전으로 채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전 총경.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지은 전 총경.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인재영입식에 참석해 이 전 총경을 두고 “과거에도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의제로 많은 일들을 해주셨는데, 앞으로 민주당과 함께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확고하게 책임지는 대한민국의 중요한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경은 인재영입식에서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현직 검사를 상대로 1인시위를 하고, 경찰에게 모욕적 발언을 했던 모 국회의원에게 항의차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며 “정권의 경찰 장악을 위한 행안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다가, 연고도 없는 곳에 좌천되어 저보다 계급이 낮은 상사 밑으로 발령이 나는 수모도 겪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 전 총경은 “약자 혐오, 여성비하, 승자독식 경쟁 그리고 가난이 범죄가 되는 현실을 목도한다. 뉴스에는 성희롱과 성 착취물로 힘들어하는 여성의 피해 소식과, 교제폭력을 당한 여성들의 말 못할 이야기가 넘쳐난다. 범죄와 재난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 많이 찾아오고, 그 결과는 버텨낼 힘이 없는 자들에게 더 잔인하다”며 “서울 이태원 한복판에서 수백 명의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는데도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경찰을 정권 유지에 활용하기 위해 만든 행안부의 경찰국에도, 법률로 규정된 경찰의 수사권을 정부가 시행령 통치로 뒤집어도, 경찰의 책임자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 전 총경은 앞서 영입된 류삼영 총경과 차별점에 대해 “총경 회의에 참석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것은 같지만 성별, 나이, 지역, 살아온 삶, 근무했던 부서가 모두 다르다”며 “경찰 정책 문제점에 대해서 상호 공감대를 가지면서 각자 가진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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