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MBC사옥. ⓒ연합뉴스
▲서울 상암동 MBC사옥. ⓒ연합뉴스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이 편향됐다는 여권 주장이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MBC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반복됐다.

MBC 경영진은 22일 서울 마포구 방문진 회의실에서 진행된 ‘MBC 2024년 상반기 업무보고’ 자리에서 라디오 관련해 “표준FM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평균 점유 청취율이 전 채널 중 1위를 차지했고 FM4U도 지난해 전 채널 중 5위에 올랐다. 특히 ‘뉴스하이킥’의 경우 지난해 평균 점유 청취율 1위에 오르며 본사 경쟁력을 견인했다. 총선 방송 등을 대비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 같은 상승세를 등에 업고 올해 표준 FM 22%, FM4U 14% 등 통합 점유 청취율 36%를 달성해 확고한 1위를 유지하겠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돌 라디오’ 브랜드도 강화시켜 시즌4 방송을 이어가고 해외 K팝 콘서트도 개최해 사업성 측면에서도 변화하고 성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시사 프로그램 제작진에 대한 선거방송 심의 교육, 아동·청소년 안전 관련 캠페인,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의 ‘사랑의 난방비’ 지원사업 지속 등 계획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지성우 이사(여권)는 ‘김종배의 시선집중’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등을 두고 “시선집중이나 뉴스하이킥 출연하는 분들도 양측 의견을 한 쪽으로 얘기할 수 있는 분들은 지양해주시면 좋겠다”면서 “‘보수참칭 패널’이라고 나오는 분들은 실질적으로 보수적인 시각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는 분들도 많다. 실제로는 다른 쪽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형식적으로 보수 패널로 나와서 이야기를 하니까 듣기에 따라서는 매우 거북할 때가 많다”고 주장했다.

두 프로그램 진행자를 두고는 “본인의 의견이 굉장히 많이 개진된다.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적어도 균형 있는 사회자 역할에 머물러 있으면 좋겠다”거나 “두 분 다 정치적인 성향이 지나치게 발현되는 말씀을 공영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에서 하시는 건 삼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디오 출연진에 대한 지 이사 발언이 지속되자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야권)은 “프로그램 균형 잡으라는 말씀은 괜찮은데 특정 프로그램에 대해 너무 디테일하게 이야기할 경우 저희가 편성에 개입한다는 지적을 받을 우려가 있다”며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방송문화진흥회. 사진=미디어오늘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방송문화진흥회. 사진=미디어오늘

김현수 MBC 라디오국장은 “진행자들이 균형 잡힌 객관적 시각에서 진행해야 된다는 점 동의하고 지 이사님이 지적한 부분 전달하겠다”라면서도 “A라는 패널이 어떤 사안에는 진보적일 수 있고 다른 사안에는 신중하거나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있다. 패널에 대해 ‘좌파’다 ‘우파’다 구분하는 건 적절하지 못한 지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 국장은 “작년 말 기준으로 국회 의석 분포를 보면 국민의힘이 38% 정도, 야당이 62% 정도 된다. 1년치 시선집중, 뉴스하이킥의 정당 소속 정치인들 출연 횟수 기록을 살펴봤더니 뉴스하이킥 같은 경우 48%가 국민의힘 소속이었고 야당은 52%였다”고 했으며 “시선집중에도 45% 정도가 국민의힘 출신이었다”고 했다. 이어 “10% 남짓 더 국민의힘 의원이나 소속 정당인들이 출연했다는 점, 그 부분에 대해서 균형 잡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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