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 ⓒ연합뉴스
▲한국언론진흥재단. ⓒ연합뉴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수용자 조사에서 MBC의 영향력과 신뢰도가 급증한 가운데, 언론재단이 보도자료에서 이 대목을 소개하지 않았다. 언론재단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나온 보도자료에선 항상 언론 영향력·신뢰도 결과를 소개해왔다.

언론재단은 22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2023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 발표 소식을 알리고, 주요 결과를 소개했다. 언론수용자 조사 보고서에는 △매체별 뉴스 이용률 △뉴스 이용 행태 △언론 신뢰도 및 평가 △언론사 영향력·신뢰도 평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이용률 등 내용이 담겨 있었다.

언론재단은 보도자료에서 보고서 내용을 간추려 소개했는데, 언론사 영향력·신뢰도 평가 결과는 소개하지 않았다. 보고서 본문을 확인해야만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언론재단이 2019년부터 2022년 조사까지 4년 연속 보도자료에서 해당 내용을 소개한 것을 고려해보면 이례적인 조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2023 언론수용자 조사결과. 매체 영향력, 신뢰도 조사결과.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2023 언론수용자 조사결과. 매체 영향력, 신뢰도 조사결과.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올해 조사에서 MBC의 영향력·신뢰도가 큰 폭으로 올랐다. 조사 시점(2023년 9월5일~10월22일)을 고려해보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MBC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늘어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MBC 영향력은 2022년 15.1%에서 지난해 21.4%로 크게 올랐으며, 신뢰도 역시 16.6%에서 22.0%로 상승했다.

반면 KBS 영향력은 33.6%에서 28.4%로 5.2%p 하락했고, 신뢰도는 3.3%p 줄어든 24.8%다. 네이버 영향력·신뢰도는 각각 9.3%(3.8%p 하락)·8.0%(1.2%p 하락)였으며, TV조선 영향력은 2.9%에서 5.0%로 2.1%p 올랐다.

이와 관련해 언론재단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핵심이 될 것 같은 주제를 선정해 보도자료를 써서 관련 자료가 빠진 것”이라며 “보도자료에는 관련 내용이 없지만, 보고서에선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언론재단은 지난해 6월 영국 옥스포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 한국> 보고서를 번역 출간하면서 매체별 신뢰도 부문을 싣지 않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MBC는 한국 언론 중 가장 높은 신뢰도(58%)를 기록했다. 관련해 비판이 제기되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내년부터는 빼지 않겠다”고 했다.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2021년 3.32점(5점 만점)에서 지난해 3.27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실제 이용하는 뉴스·시사정보‘에 대한 신뢰도는 같은 기간 3.48점에서 3.28점으로 떨어졌다. 언론재단은 “실제 이용하는 뉴스에 대한 신뢰 하락이 모든 연령대에서 고르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2023 언론수용자 조사결과. 직업별 신뢰도.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2023 언론수용자 조사결과. 직업별 신뢰도.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인에 대한 신뢰도 역시 하락했다. 직업별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언론인은 2021년 3.04점으로 5위에 올랐지만, 지난해 2.98점으로 6위를 기록했다. 신뢰도 1위 직업은 의료인(3.59점), 최하위 직업은 정치인(2.39점)이다.

언론에 대한 전반적 평가는 ‘영향력은 있지만 공정하지 않다’로 요약할 수 있다. 언론 영향력 점수는 3.55점으로 공정성 점수는 3.04점으로 가장 낮았다. 언론자유 점수는 3.43점, 전문성 점수는 3.37점, 정확성 점수는 3.16점이다. 또 ‘언론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평균(3점) 밑인 2.96점이 나왔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해 9월5일부터 10월22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대면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4%p다. 자세한 사항은 언론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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