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Fake news)라는 말을 확산시키는 등 언론과 갈등을 이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NBC 기자의 취재를 거부해 논란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트럼프 캠프, 뉴햄프셔 행사에서 NBC 기자 출입 금지> 보도를 통해 트럼프 캠프가 21일 본 힐야드 기자의 풀 취재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ABC·CBS·CNN·폭스뉴스·NBC 등 5개 방송사는 풀 취재단(공동 취재단)을 구성하고 교대로 대표 기자를 선정해 트럼프 캠프 취재를 맡는데, 본 힐야드 기자가 풀 기자로 선정되자 취재 자체를 막은 것이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본 힐야드 기자는 다른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NBC가 지정한 기자가 풀 취재에 참여한다면 취재가 거부된다’는 말을 들었다. NBC는 (21일) 오후 2시 20분쯤에 트럼프 캠프 풀 취재를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가짜뉴스라는 용어를 대중화하고, 뉴스를 ‘국민의 적’이라고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유세 행사에서 언론인과 다시 충돌하고 있다”며 “본 힐야드 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화나게 한 적이 있다. 지난해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힐야드 기자의 휴대전화를 뺏으며 ‘그를 여기서 내보내라’고 한 적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언론 데드라인은 21일(현지시간) 본 힐야드 기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리인 엘리스 스테파닉 하원의원에게 비판적 질문을 했기 때문에 취재 거부를 당한 것 같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96년 백화점에서 마주친 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본 힐야드 기자는 20일 스테파닉 의원에게 “당신은 진 캐럴을 믿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스테파닉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마녀사냥이다. 언론이 너무 편향되어 있다. 언론은 미국 국민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뉴욕타임스에 “보도를 이유로 기자들의 출입을 금지하지는 않는다”며 풀 취재단 없이 행사를 개최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NBC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특정 언론의 취재를 거부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워싱턴포스트·버즈피드 기자들이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막았고, 대통령 당선 후인 2018년 자신에게 비판적 보도를 한 CNN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했다. 워싱턴DC 법원은 백악관의 기자 출입 금지 조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CNN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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