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이 8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언론 노출을 삼가던 이정희 국민입법센터 대표(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국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17일 강성희 진보당 의원실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전국민 4대 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을 제안했고 진보당은 해당 제도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 계획이다. 이 대표는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20년 4월 민중당(현 진보당) 지지연설에 나선 바 있다.

이 대표는 17일 오후 1시30분 국회에서 진행한 ‘진보정치와 노동운동의 공동정책연구개발 컨소시움 협약식’에서 진보당, 전국서비스산업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공공연대노조 등과 함께 협약식을 체결했다. 

▲ 17일 국회에서 '진보정치와 노동운동의 공동정책연구개발 컨소시움 협약식'에 참석한 이정희 국민입법센터 대표(가운데). 사진=장슬기 기자
▲ 17일 국회에서 '진보정치와 노동운동의 공동정책연구개발 컨소시움 협약식'에 참석한 이정희 국민입법센터 대표(가운데). 사진=장슬기 기자

협약식 체결 직후 진행한 전국민 4대 보험 토론회에서 이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진보당이 주장한 전 국민 고용보험을 확장해 전국민 4대보험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정년이 보장된 노동자 외에 특수고용노동자 등으로 불리는 다양한 노동자, 노동을 해서 돈을 버는 사람이라면 사용자에게 보험을 들게 하겠다”고 말했다.

어떠한 형식으로든 노동을 하면 4대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돌봄 등 경제적 보상을 받지 못하는 각종 노동을 한 이들에게도 보상하는 방안이다. 이 대표는 “4대보험을 정규직 중심에서 벗어나 소득기반 보험으로 가야 하지만 명시적인 소득을 내지 않으면서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다양한 일이 있는데 국가에서 이들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연금 등에 군복무·육아크레딧, 돌봄·자원봉사크레딧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군복무·육아크레딧 등을 ‘앞으로 확대하자’는 얘기는 많지만 ‘지금까지 해온 분들’에 대한 보상은 독일에서 소급적용하는 사례가 있어 여기에도 적용해봤다”고 했다. 돌봄 노동에 대해 이 대표는 “동거하면서 돌보는 분들은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직장이 흔들리거나 결혼생활 등 미래도 불투명하게 되기 때문에 돌봄과 자원봉사에 대해서도 크레딧을 주자”고 했다.  

▲ 17일 국회에서 '진보정치와 노동운동의 공동정책연구개발 컨소시움 협약식'에 참석한 이정희 국민입법센터 대표. 사진=장슬기 기자
▲ 17일 국회에서 '진보정치와 노동운동의 공동정책연구개발 컨소시움 협약식'에 참석한 이정희 국민입법센터 대표. 사진=장슬기 기자

그 외에도 이 대표는 고용보험에서 육아휴직급여와 가족돌봄휴직급여를 보장해 일과 가정 균형을 유지하고, 건강보험에 상병수당 지급과 돌봄대체 지원, 산재보험에는 요양 후 직장 복귀 지원 등을 제안해 아프면 쉴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성별격차를 줄이기 위해 소득 없는 배우자도 노령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도록 하고 혼인 중 배우자도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건강보험은 가족단위 보험이라 직장가입자 한명에 피부양자가 붙는 형태인데 각자 보험을 가입하되 소득이 없거나 미성년자의 경우 감면·감액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거의 미디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2018년 노회찬 의원 사망 당시 빈소 방문 후에는 2020년 4월 총선 전 유튜브를 통해 진보당(당시 민중당)지지를 호소했다. 최근에는 국가보안법폐지교육센터 대표를 맡아 국보법 폐지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다만 진보당 주요 공약인 전국민 고용보험과 이번에 제안한 전국민 4대보험은 이 대표가 참여하는 국민입법센터에서 정책을 다듬어 제안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08년 4월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됐고, 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냈다. 2012년 총선에서 창당한 통합진보당이 13석을 얻었지만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가 위헌 정당으로 판단해 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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