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여론조사전문기자로 20년 넘게 지내오다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취임한 홍영림 전 기자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처음 참석해 “공정한 기사를 쓰려고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현직 기자로서 정치권에 직행한 행위가 “언론윤리에 부합하지 않는다”, “언론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선택”, “권언유착의 의심을 사는 행위”라는 비판을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의 질의에는 “의견이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홍영림 신임 여의도연구원장은 지난 3일 오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홍 연구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기자 생활을 할 때는 정확하고 공정한 기사를 쓰려고 노력을 해왔고 또 실제로 그렇게 했다고 스스로 생각을 한다”며 “앞으로 여의도연구원에서도 정확하고 공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적 뒷받침을 하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연구원장은 “기자는 기사로 말을 한다는 원칙을 갖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연구원은 데이터를 갖고 데이터로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리저리 말을 옮기는 거를 개인적인 성향상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조용히 말없이 열심히 하겠다.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해 12월29일 홍 연구원장을 영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홍 연구원장은 이틀 전인 그해 12월27일 사의를 표명해 조선일보가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고 선우정 조선일보 편집국장이 전했다. 홍 연구원장은 같은달 21일자에도 정치 관련 여론조사 기사를 썼다.

▲홍영림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이 3일 오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주재 회의에 처음 참서해 그동안 공정한 기사쓰려 노력해왔다면서 기자는 기사로 연구원은 데이터로 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오른소리 영상 갈무리
▲홍영림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이 3일 오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주재 회의에 처음 참서해 그동안 공정한 기사쓰려 노력해왔다면서 기자는 기사로 연구원은 데이터로 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오른소리 영상 갈무리

이에 따라 조선일보 내에서조차 “언론윤리에 부합하지 않는다”, “난감하다”, “이러면 안된다”(선우정 편집국장, 12월2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는 우려가 나왔다.

홍영림 원장은 4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윤리 훼손과 언론독립성 훼손, 권언유착 의심이란 비판에 어떤 견해냐’는 질의에 “거기에 대해서 의견이 없다. 답변을 드리지 않겠다”며 “언론윤리든 뭐든 답변 드릴 만한 내용은 없으니 그렇게 써달라”고 답했다.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2020년 2월10일 첫 인사겸 브리핑을 위해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2020년 2월10일 첫 인사겸 브리핑을 위해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앞서 4년 전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이 중앙일보 부국장을 하다 현직에서 청와대 대변인으로 직행했을 때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자 유감 표명을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강 전 대변인은 지난 2020년 2월10일 첫 인사를 겸한 브리핑에서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 비판에 “저의 내정 단계에서부터 청와대행 소식 보도가 있었고, 이후 내내 모든 언론이 그 문제를 지적했다”며 “저라고 그것이 논란이 되리라는 것을 왜 몰랐겠느냐”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여기 있는 분들이 연차 등과 관계없이 언론사를 대표해 나온 분이며, 이들과 함께 언론계에 종사하는 분들께 모든 언론이 지적해주신 부분 달게, 그리고 아프게 받아들이고 감내하겠다고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은 이같이 언론계와 국민에 유감표명이나 사과할 의사는 없느냐고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를 통해 홍 연구원장에게 추가 질의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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