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검은 피노키오 코’를 단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탄핵을 요구했다.

770명, 85개 단체가 참여한 ‘윤석열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부정과 왜곡을 규탄하는 문화예술인·단체 일동’이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유인촌 장관 탄핵 △‘이명박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사태’ 국정조사 △‘블랙리스트 진상규명 특별법’(가칭) 제정 등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블랙리스트가 없었다’는 유인촌 장관의 거짓말을 규탄한다는 취지로 피노키오 코 모양의 모형을 착용한 채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문화예술인들은 유인촌 장관이 지난 10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시 유 장관은 블랙리스트 관련 백서에 본인 이름이 104번 언급됐다는 지적에도 “무책임하게 일방적으로 자기들 입장에서 만들어진 백서”라며 “그런 백서를 또 하나 만들어 볼까 싶기도 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나를 반대하는 예술인들은 예술인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023년 12월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탄핵 및 블랙리스트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문화연대
▲2023년 12월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탄핵 및 블랙리스트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문화연대

문화예술인들은 “(유 장관은) 블랙리스트 국가범죄를 입증한 대한민국 사법부와 행정부를 우롱하고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의 피해 예술인들을 위협하는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문체부 장관이자 국무위원인 유인촌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의 블랙리스트 국가범죄를 공개적으로 부정한다는 것은 개인의 무지와 부도덕을 넘어 대한민국의 사법부와 행정부(문체부) 그리고 법치주의 자체를 거부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유 장관이 자신을 반대하는 예술인은 예술인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생각이 다르거나 비판적인 예술인을 배제하고 차별하겠다는 윤석열정부 문체부 장관의 명백한 의지 표명”이라며 “예술인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책무가 있는 문체부 장관이 직접 예술인권리보장법(제7조 예술의 자유의 침해 금지)을 공개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를 솔선수범하는 것은 그야말로 ‘파국’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2023년 12월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탄핵 및 블랙리스트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문화연대
▲2023년 12월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탄핵 및 블랙리스트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문화연대

이들은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예술을 정치적 도구 아니 이권을 위한 도구로, 그것도 너무나 천박한 방법으로 도구화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유인촌 장관”이라며 “철저하게 자신의 이권만을 위해 살아 온 잘못된 가치관 위에서, 대한민국 문화예술인들 위에 군림하며 문화 예술의 권리와 가치를 고사시키는 문체부 장관은 필요 없다”고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나아가 “국회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고 국민과 국회 앞에서 거짓으로 위증하는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가해자 유인촌을 다시 한번 문체부 장관으로 묵인하는 국무위원 청문회 보고서 채택에 동조했다”며 “지금이라도 국회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은 유인촌 장관 임명의 잘못을 ‘유인촌 문체부 장관 탄핵’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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