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을 위한 대체자료인 ‘읽기 쉬운 도서’ 제작이 저조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발달장애인을 위한 ‘읽기 쉬운 도서’ 제작이 지난 5년간 17건에 그쳤고 특히 지난해에는 단 1건만 제작됐다. 내년 대체자료 제작 계획도 전체 대체자료 제작 건수인 1만4160건 대비 0.78%(111건)에 불과했다.

발달장애인 등 느린 학습자들은 타인의 말과 글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거나 자기 생각을 말과 글로 적절히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쉬운 단어, 짧은 문장, 큰 글씨,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되는 삽화 등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대체자료가 필요하다. 정부는 ‘읽기 쉬운 도서’ 제작 사업을 시작했으나 아직 시범 사업에 머물러 있고 제작 건수 또한 최대 1만 건에 육박하는 시각장애인 대체자료나 청각장애인 대체자료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 발달장애인용 대체자료 설명. 사진=국립장애인도서관 유튜브 갈무리.
▲ 발달장애인용 대체자료 설명. 사진=국립장애인도서관 유튜브 갈무리.

발달장애인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발달장애인 실태조사를 보면 인구 1000명 당 발달장애인 수는 2000년 1.85명에서 2019년 4.66명까지 증가했으며 등록장애인 대비 발달장애인 비율도 2010년 7%에서 2022년 9.92%까지 늘었다. 

발달장애인의 장애 발견 시기는 평균 7.3세로 장애 발견 후 평균적으로 4.5년 후인 11.8세에 진단 받는 경우가 많다. 장애 진단 후 초기 3년간 주로 받은 재활 치료는 언어 치료가 67.2%로 다른 치료에 비해 많았다. 언어발달 관련 조기 개입과 치료 수요가 많은 것이다.

그동안 발달장애인과 느린 학습자를 위한 대체자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발달장애인들은 독서활동과 도서관 이용에서 소외됐다. 장애인의 문화 접근 장벽 해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위한 대체자료 제작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시각용이나 청각용 대체자료에 비해 발달장애인용 대체자료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복제·배포를 허용하는 저작권법은 존재하지만 발달장애인을 위한 복제·배포 관련 법령은 없다. 결국 발달장애인이 이용하기 쉽도록 출판사, 작가 등과 협의해야 하는데 이 저작권 협의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이상헌 의원은 “발달장애인의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일은 발달장애인 자립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는 것은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 수준”이라며 “발달장애인 대체자료 제작 증가와 관련 저작권법 개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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