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내부에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 이동관)가 신동호 보궐이사 선임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는 19일 성명을 내고 “EBS는 부적격 퇴직자들을 위한 놀이터가 아니다”라며 “언론의 공영성과 독립성을 짓밟아온 자들이 EBS를 방통위의 숙주로 만들어 파괴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방통위는 지난 18일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를 EBS 보궐이사로 임명했다. 박근혜 정권 때인 2013년부터 MBC 아나운서 국장 자리를 맡았던 신 전 아나운서는 사내 블랙리스트에 기반해 아나운서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가했다는 이유 등으로 정직 6개월, 법인카드 사용 문제로 정직 6개월 처분을 받았다. 신 전 아나운서는 2020년 MBC를 퇴사한 후 같은 달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면접을 봤으나 공천 받지 못했다. 이후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에 이름을 올렸다.

▲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사진=MBC
▲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사진=MBC

EBS노조는 “강규형, 최기화도 모자라 이번 신동호 보궐이사 임명까지,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끝을 모르는 인사 전횡을 통해 EBS를 쑥대밭으로 만들 셈인가”라며 “한 달에 한 번씩 공영방송에서 불명예 퇴진한 자들을 EBS 요직으로 보내는 방통위의 저의는 무엇인가? 방통위는 부적격 인사를 걸러내기 위한 최소한의 임무도 하지 않았고 결국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밥 먹듯 훼손해온 자들이 EBS에 입성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방통위는 법인카드 부당 사용 등으로 이사 자리에서 해임된 강규형 전 KBS 이사를 EBS 보궐이사로,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법적 실형을 선고받은 최기화 전 MBC 보도국장을 감사에 임명한 바 있다. 

▲ 2018년 8월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 항의를 받고 있는 최기화 이사(왼쪽)와 김도인 이사. 사진=노지민 기자
▲ 2018년 8월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 항의를 받고 있는 최기화 이사(왼쪽)와 김도인 이사. 사진=노지민 기자

EBS지부는 “방통위는 정치적 편향성, 그리고 자질 부족으로 얼룩진 인사를 통해 EBS의 가치를 무너뜨리고 있다. EBS 이사회 역시 우리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여전히 정쟁과 권력놀음만을 일삼고 있다”며 “이사회의 존재 이유는 바로 E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수호하기 위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BS를 망치고 좀먹는 자들을 단 한순간도 이사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반드시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EBS지부는 방통위에 “부적격 인사 신동호씨의 보궐이사 임명을 철회하고, E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할 수 있는 인물을 제대로 검증해 보궐이사에 재임명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강규형 보궐이사, 최기화 감사 역시 자진 사퇴할 것을 요구하며 “당신들은 공영방송 EBS의 이사 및 감사 자격이 없다. EBS는 KBS, MBC에서 해임되고 퇴사한 원로들의 집합소도, 온갖 부적격 퇴직자들을 위한 놀이터도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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