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케어 건강보험 재정 파탄 논란을 반박하는 건보공단 자료를 설명하고, 정기석 공단 이사장에게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이 국민 건강과 건보 재정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할 계획을 주문했다가 ‘해석에 문제가 있는 자료’라는 답변이 나와 국정감사가 한때 파행됐다.

이 과정에서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강선우 의원실이 자료 제출을 강요해서 문제가 있는 자료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말해 민주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가 이어지고, 결국 정 이사장은 사과했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강선우 의원은 “문재인 케어 때문에 건보재정 파탄 났다고 계속 주장하는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효과 검증 필요성이 지적된 이후 건보공단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효과에 대해서 조사를 실시했다”며 공단이 제출한 자료를 제시했다.

강선우 의원은 “뇌혈관 MRI 급여 확대에 따른 효과 검토 자료에 따르면 급여 확대 전 과 급여 확대 후를 비교해 보면 뇌혈관 MRI 촬영 환자 수가 증가하는데 눈에 띄는 점은 급여 확대를 하고 난 이후 뇌졸중의 조기 발견 비율이 증가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환자 숫자로 따지면 급여 확대 전후 2배 이상 증가를 한다. 이 말은 같은 기간에 최소한 2만 2천여 명의 뇌졸중 환자를 조기 발견했다는 것”이라며 “급여 확대가 되면서 보장성 강화 시행으로 초음파 MRI 검사 비용 부담 문턱이 낮아지면서 취약계층 등 의료 이용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고 조기에 질환을 진단함으로써 중증 진행을 예방하고 의료비 부담도 더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확인이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선우 의원은 이어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국민 건강과 건강보험 재정 각각에 미치는 효과를 정말로 과학적으로 검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동의하시는지 여부 그리고 향후 계획 말씀해 주시라”고 요청했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짧게 말씀드리겠다. 그 자료가 나가서 나중에 제가 자료를 검토했는데 그 부분은 추가 연구가 많이 돼야 할 사실은 그런 부분”이라며 “우선 거기 나와 있는 일시적 허혈 상태라는 TIA가 그게 조기 발견이라는 개념하고는 사실 임상적으로는 다른데 저희 연구원에서 의사가 없다 보니까 개념을 잘못 잡았던 부분 양해 말씀드린다. 이 부분은 앞으로 추가로 더 연구하겠고, 어떤 병이든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조기에 발견해서 뇌졸중까지 이어지는 시간은 1~2년 가지고 절대로 되지 않는다. 5년, 10년 동안의 장기에 걸쳐서 과연 그 환자들을 검사를 통해 예방할 수 있었느냐는 것은 자료로 나오고 있는 것이고, 실제로 지금 전후를 비교를 해보면 병이 그렇게 많이 증가한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강선우 의원은 “그러면 지금 이사장님 말씀을 따르면 개념을 잘못 적용한 자료를 갖다가 의원실에 제출했다는 거네요. 개념 잘못된 자료를 바탕으로 국정감사 하라고 그렇죠?”라고 지적했다.

정기석 이사장은 “그날 자료를 굉장히 급하게 요청하셔서 제가 자료를 좀 보완할 것을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자료가 그 상태로 금요일 밤에 늦게 나갈 수밖에 없었다는 점 말씀 드린다”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에 강선우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강선우 의원은 신동근 보건복지 위원장에게 “위원장님 이게 말이 되나? 개념이 잘못 적용된 자료를 의원실에 제출해 놓고 의원실이 급하게 제출하라고 그래서 잘못된 자료를 제출했다는 게 이게 지금 말이 되나?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근 위원장이 “자료에 대해서  오늘 오후 국감 전까지 보완해서 자료 제출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하자, 정기석 이사장은 웃으면서 “지금 이렇게 짧게 분석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다. 그래서 저희가 시간을 들여서 충분히 누구든지 봐서 납득할 만한 자료를 내도록 하겠다. 이게 한두 달로 끝나는 자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신동근 위원장이 “정기석 이사장님 태도가, 지금 제대로 된 자료도 제출 안 하면서 이게 웃고 넘어갈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제가 이 자료를, 나가는 자료를 보면서 이 자료는 해석에 문제가 있다라고 말씀을 했다”고 재차 자료에 문제가 있음을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아니 그러니까 해석에 문제가 있는 자료를 왜 제출을 하나. 국정감사에?”라고 타박했다.

이에 정기석 이사장이 “자료 제출을 상당히 강요를 받았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자, 신동근 위원장은 “국정감사는 국회법에 따라서 우리가 재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아니면 국가 기밀과 관련된 사안이 아니면 (자료는) 주게 돼 있다. 그런데 그걸 의원실에서 요청했다고 그걸 강요라고 얘기하는 게 그게 제대로 된 태도고 정신이냐?”고 맞받았다. 정 이사장은 “제가 수정하겠다. 꼭 제출하라고. 사과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에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케어가 포퓰리즘적인 것이 있다면 분명히 정부가 감사원에서 감사했을 때 그 증거 자료가 있을 것이다. 그 증거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고 낭비성이 있다고 했으면 복지부가 분명히 검토한 것이 있기 때문에 낭비성이 있는 근거자료를 내라는 것”이라며 “근거도 없이 포퓰리즘이다 낭비다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건데, 방금 정기석 이사장님 말씀을 들어보면 국정감사장에서 자료를 내라고 하니까 급하게 자료를 만들었다. 이런 얘기를 듣고 저는 너무 황당하다. 포퓰리즘에 대한 아무 근거도 없이 포퓰리즘이라고 했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전혜숙 의원은 “분명히 저는 자료가 있기 때문에 자료에 근거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하고 그 근거자료를 내라고 하는데 정기석 이사장님 말씀은 급하게 만들어서 검토하지 못했다. 이거는 없던 자료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분명히 우리 국감장에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건 국민에 대한 사기행각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애초 문제를 제기한 강선우 의원도 “이거는 a 자료를 달라고 했는데 b 자료를 준 게 아니다. a 자료를 달라고 해서 a 자료를 줬는데 이사장님 말씀처럼 개념 정립을 잘못해서 거짓 자료를 준 것이다. 그러니까 자료 제출 잘못한 게 아니다”라며 “거짓 자료를 의도적으로 준 거고 본인들이 의도적으로 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의원실에서 빨리 달라고 해서 의원실에서 강요해서라고 하셨다. 뭐 하자는 건가? 사과받아야겠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 측에선 “대화의 문맥을 봤을 때 거짓이 아니라 급하게 준비되지 않은 자료를 하다 보니까 미흡한 자료를 준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한 확실한 규명이 필요하다” 등의 발언으로 정 이사장을 두둔했다.

정기석 이사장은 야당의 사과 요구에 “강요라고 말씀드린 것은 사실은 저는 강한 요청이었다. 이런 뜻으로 했는데 그 강요라는 단어가 다르게 해석될 줄은 몰랐고 강선우 위원님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 “자료 문제는 저희 자료가 정확한 자료가 나갔다. 그 자료가 그대로 나갔는데, 제가 그 자료가 추가 분석이 여러 가지 필요하기 때문에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고인영 간사는 “강요라는 게 강한 요청을 한다 이런 긍정적 의미인가? 지금 이 말도 취소하고 다시 사과하시라”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모든 위원님께 사과드린다”고 다시 사과했다.

영상은 문재인 케어 관련 자료를 둘러싼 공방 2분 도입부와 13분 풀 스토리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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