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이 공기업 지분 매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한전KDN 지분 매각 방식을 갑작스럽게 변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분을 단독 매각할 경우 한전KDN에 돌아갈 이익이 크지만, 한국마사회 소유 지분이 매각 대상에 오르자 공동매각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한전KDN이 지분매각을 멈추지 않을 경우 배임죄로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YTN은 18일 오후 1시 <“한전KDN 손해” 우려에도… YTN 지분 ‘통매각’ 급선회> 기사에서 자사 지분 매각 절차에 석연치 않은 점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YTN은 “애초 최대 주주인 한전KDN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단독 매각을 선호했던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이 마사회 지분과 묶어서 파는 ‘통매각’으로 돌연 방침을 바꾼 것이다. 이러면 한전KDN은 손해를 볼 수 있지만, 낙찰 기업은 비교적 손쉽게 YTN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10월18일 YTN “한전KDN 손해” 우려에도… YTN 지분 ‘통매각’ 급선회 보도 화면 갈무리.
▲10월18일 YTN “한전KDN 손해” 우려에도… YTN 지분 ‘통매각’ 급선회 보도 화면 갈무리.

YTN 보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당초 한전KDN에 지분 단독 매각을 제안했다고 한다. 지분을 단독 매각할 경우 한전KDN의 이익이 극대화되지만, 한국마사회와 함께 매각하면 의사결정 지연 등 절차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삼일회계법인은 마사회 지분 매각 주관 업무를 맡자 돌연 통매각을 제안했다고 한다. 한전KDN도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YTN을 인수하려는 기업은 30%대 지분을 한 번에 획득할 수 있게 됐다.

한전KDN과 마사회가 가지고 있는 YTN 지분은 각각 21.4%, 9.5%다. 삼일회계법인이 이들 지분을 묶어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3일 최종 인수자가 결정된다.

이와 관련해 YTN지부는 성명을 내고 삼일회계법인을 비판하고 나섰다. YTN지부는 삼일회계법인이 지분 매각 방식을 바꾼 것을 거론하면서 “이해관계가 다른 공기업들의 자산을 하나로 묶어서 파는 이유는 매수자에게 안정적인 YTN 경영권을 선사하기 위해서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누구에게 지시받고 이런 짓을 벌인 건가. 용산의 ‘24시간 우리편 방송’ 만들기 공작에 가담하고도 무사할 거라고 생각했나”라고 지적했다.

YTN지부는 한전KDN이 삼일회계법인과 거래를 끊고 매각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YTN지부는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와의 친분, 사주의 극우성향 등을 들어 YTN 인수자 내정설이 도는 것도 지분 매각이 공기업을 위한 것이 아님을 드러내는 방증”이라며 “삼일회계법인이 YTN의 자산가치를 제대로 매겼는지도 의문이다. 수천억 원에 이르는 국민의 자산을 믿을 수 없는 자에게 맡겨 매각한다는 것이 상식적인가. 자산가치가 적정하지 않다면 헐값 매각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비판했다.

YTN지부는 “삼일의 진짜 모습을 알고도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면 한전KDN 경영진은 배임죄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조리하고 폭력적인 YTN 강제 매각 과정을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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