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종 경향신문 사장이 6일 창간 77주년 기념사를 통해 내년 1월부터 종이신문 주 5일 발행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주 6일인 현 지면발행 일수를 하루 줄이는 만큼 주 4.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전 사원에게 복지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1946년 10월6일 창간했다.

김 사장은 이날 창간사를 통해 “경향신문 창간 77주년을 맞는 우리의 화두는 변화”라며 △종이신문 주 5일 발행과 보유 매체 융복합을 통한 ‘묶음 상품’ 독자 서비스 시작 △디지털전략센터 설치와 전사적 디지털 전환 △신사업 확대와 기존 사업 강화 등 수익 구조 다변화 및 고도화 △주 4.5일 근무제도 시행과 사원 복지 확대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조직 문화 쇄신 등 5가지 변화 방향을 제시했다.

김 사장은 종이신문 주 5일 발행에 관해 “기존 신문 시장의 고정관념과 관행을 뒤엎는 파격적 발상의 전환”이라며 “새로운 시대에 맞게 지면 제작 무게를 줄이면서 디지털 콘텐츠를 강화하고 퀄리티 저널리즘을 구현하려는 시도다. 이는 유통 방식의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경향신문, 스포츠경향, 레이디경향, 주간경향 등 우리가 보유한 매체 융복합과 ‘묶음상품’ 서비스도 시작한다”며 “경향신문 독자에게 스포츠경향을 매일 독립매체 상태로 함께 제공한다. 금요일엔 레이디경향(온라인)을 주말섹션인 ‘매거진L’로 재편해 두툼하게 배달한다”면서 “주간경향 역시 심층 취재, 탐사 보도를 강화하는 한편 본지 지면 묶음상품에 포함시켜 탐사보도 전문 웹진(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 김석종 경향신문 사장.
▲ 김석종 경향신문 사장.

김 사장은 신설되는 디지털전략센터와 관련해 “흩어져 있는 디지털 전력을 통합 운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며 “디지털 현황과 문제점을 집중 점검해 전략을 수립하고, 인적·물적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투입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디지털 전략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겠다. 기술 개발, 상품 개발, 유통·마케팅 전문가 영입도 추진한다”고 선언했다.

김 사장은 방송 관련 신사업 구상도 밝혔다. 그는 “아직 대외적 보안과 협상 전략 때문에 상세하게 설명은 못하지만 영상 스튜디오 설립, 라디오와 케이블TV를 포함한 방송 진출도 진일보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매출과 수익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고도화하면서 ‘혁신 기업’ 경향미디어그룹 길을 내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주 4.5일 근무에 관해 “종이신문 주 5일 발행을 시작하면 전사적 근로일수가 축소되고 주 4.5일 근무가 가능해진다”며 “약속한 대로 전 사원에게 복지포인트(신용카드)를 제공하겠다. 연봉계약직 사원은 선택에 따라 호봉제로 전환하겠다. 취재기자들에게는 역할과 분야에 맞춰 취재비 법인카드를 지급할 것”이라며 “워라밸 환경 조성과 복지 확대가 ‘경향 문화’의 핵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사원 복지 확대에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추가 수익 확대로 충당하겠지만 불명확한 비용을 재조정하는 등 경영 측면에서 불합리한 관행·관례를 과감히 혁파하겠다. 고통이 따를 수도 있겠지만 경향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작업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우리 목표는 최고의 미디어 기업”이라며 “그렇게 되려면 경향 구성원의 집단지성과 적극적 실천이 절실하다. 그동안 우리 내부 활력을 떨어뜨리는 일부 냉소적이고 무사안일한 조직문화가 존재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여러분이 앞장서서 관성적인 모럴해저드가 발붙일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주시길 요청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일하는 방식 변화가 낯설고 불편할 수 있다. 국실 또는 부서 간 이해 충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던 대로 하면 변화는 불가능하다”며 “독립언론 경향신문이 경향미디어그룹으로 도약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경향신문 구성원 모두가 인식을 공유하고, 공감대 폭을 넓히고, 함께 행동해야만 한다. 사원주주 회사답게 주인의식을 발휘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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