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북·러 정상회담에 침묵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유 전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러시아 보스토니치 우주기지에서 김정은과 푸틴은 UN 안보리 대북 제재를 휴지 조각으로 만드는 ‘악마의 거래’를 했을 거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본다”며 “북한은 다량 핵무기를 실전 배치했으며 이제 러시아 도움으로 가공할 핵 무력을 더욱 고도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겨냥해 “대한민국을 절멸 위기로 몰아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정작 대한민국 대통령은 5일째 한마디 말이 없다”고 비판한 뒤 “북러 간 ‘악마의 거래’는 우크라이나 문제이기 이전에 우리 대한민국 문제다. 핵무기 하나 없이 미사일 방어망도 부족한 상태로 북의 핵 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고스란히 노출된 우리나라 운명과 우리 국민들 생명이 걸린 문제”라고 짚었다.

▲ 2021년 10월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무속인 맹신’ 논란에 휩싸였다. 윤 전 총장은 ‘천공스승’과의 만남 경위를 묻는 유승민 후보 질문에 “과거 어떤 분이 유튜브에 재밌는 것이 있다고 그래서” 보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국민의힘 유튜브 오른소리
▲ 2021년 10월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무속인 맹신’ 논란에 휩싸였다. 윤 전 총장은 ‘천공스승’과의 만남 경위를 묻는 유승민 후보 질문에 “과거 어떤 분이 유튜브에 재밌는 것이 있다고 그래서” 보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국민의힘 유튜브 오른소리

유 전 의원은 “나는 윤 대통령께서 북한과 러시아를 향해 단호하게 경고하고 비장한 각오와 우리 대응 전략을 밝힐 것으로 당연히 기대하며 지난 며칠간 대통령 메시지를 기다렸다”며 “그러나 오늘 이 시간까지 대통령은 한마디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14일 오후 늦게야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분명한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달랑 종이 한 장을 내놨을 뿐”이라며 “‘분명한 대가’가 무엇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워싱턴선언과 캠프 데이비드 정신, 원칙, 공약만으로 북의 핵도발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참 순진한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윤 대통령은 이번 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북러회담에 대해 말한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이건 아니다. 유엔총회에서 각국 대표가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하는 걸 귀담아 듣는 나라는 없다. 김정은·푸틴 거래가 대한민국 안보에 얼마나 위험한지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다면 늦었지만 오늘이라도 대통령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도 우리 대통령이 우리 국민에게는 찬성인지 반대인지 한마디도 안하다가 지난 7월12일 리투아니아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처음 찬성 입장을 말했다”며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대한 대통령 입장과 대책을 가장 먼저 들을 권리는 우리 국민에게 있다. 이는 대통령으로서 기본이다. 대통령은 자꾸 국민을 패싱하지 말라”고 했다.

앞서 대통령실 NSC는 지난 14일 “북한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면서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행위든 이에는 분명한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미국, 일본 그리고 국제사회와 함께 협의하면서 북러 군사 협력 문제를 엄중하게 다뤄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인천항 수로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를 주관하면서 “강력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힘에 의한 평화를 구축하고, 자유민주주의를 굳건히 수호할 것”이라며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북한 위협에 대한 압도적 대응 역량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