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는 MB 청와대 홍보수석 재임 시절인 2010년 정부 비판 종교 인사 퇴출을 위한 사이버 여론전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2010년 4월 국가정보원에 명진 스님에 관한 사이버 심리전을 지시했다. 이에 국정원은 포털 사이트에 수천 개의 명진 규탄 게시글을 올리고 인터넷언론 칼럼과 종교단체와 정당 게시글을 게재한 사실을 보고했다. 이 후보자는 2010년 4월 ‘봉은사 외압설’을 주장한 당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가 3개월 뒤 모두 취하했다.

▲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 갈무리.
▲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 갈무리.

이 후보자는 명진 스님과 오해를 풀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2015년 펴낸 자서전 ‘도전의 날들’에서 “2010년 홍보수석에서 물러나면서 고소를 취하했다. 공직에서 물러나는 만큼 인간적 선의를 베푼 것이었고 나중에 명진 스님과도 오해를 풀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다시 명진 스님에 대한 MB 청와대의 사이버 여론전 의혹이 불거지자 그는 언론에 “재임 중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고, 추후 명진 측이 ‘모두 잊었다’고 해 화해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가 지난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보면, 이 후보자는 ‘명진 스님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이유가 무엇인가’, ‘명진 스님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오해를 풀었느냐’는 질의에 “공직에서 물러나는 만큼 인간적 선의를 베풀었다”고 했다.

▲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왼쪽)와 명진 스님. 사진=미디어오늘.
▲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왼쪽)와 명진 스님. 사진=미디어오늘.

명진 스님은 18일 통화에서 이 후보자를 ‘상습적인 거짓말쟁이’라고 비판했다. 명진 스님은 “2010년 이후 그를 본 건 딱 한 번뿐”이라며 “나를 수행하는 친구와 함께 아무개의 결혼식장을 가게 됐는데, 누가 인사를 꾸벅했다. 낯은 익은 얼굴이라 눈인사를 하고 지나쳤고 친구에게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이동관이라더라. 그게 끝이다”라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이동관씨는 책에다 화해를 했다, 오해를 풀었다고 했는데 거짓말이 몸에 밴 사람이다. 상습적 거짓말쟁이 모습”이라며 “최근 아들의 학폭 문제에서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했다고 하는데, 그가 말하는 화해라는 것을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거짓말이 아닐지 의심스럽다”고 반문했다.

명진 스님은 “공직자는 국민의 머슴이고, 머슴이 주인을 속이는지를 감시하기 위해 국회 청문회가 존재한다”며 “거짓말은 만악의 근원이다. 그가 거짓말을 하는지 국민들은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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