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찬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윤석열 정권이 이동관 방통위원장 체제를 밀어붙이려는 의도를 두고 “지난 1년 동안 정권의 압박에 굴하지 않는 공영방송 MBC를 어떻게든 무릎 꿇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봤다. 이호찬 본부장은 이런 판단에 따라 이동관 대통령 특보가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되면 어떤 수순을 밟아 현 경영진을 해임할지 전망했다.

지난 3일 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이 모인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 저지 야 4당 공대위’ 긴급 간담회에서 이호찬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MBC 상황을 설명했다.

이호찬 본부장은 “윤석열 정권 취임 이래 말 그대로 전방위적인 탄압이 진행돼 왔다. 국세청 세무조사, 고용노동청 특별근로감독이 진행됐고, 여당의 어떤 공식 회의 자리에서 MBC에 대한 광고 압박이 공공연하게 발언 됐던 그런 현실에 있었다”며 “지금은 감사원의 방문진에 대한 감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말은 방문진에 대한 감사이지만 사실상 MBC에 온갖 자료를 직접 요구하면서 법적으로 감사 대상이 아닌 MBC를 직접 감사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호찬 본부장은 “감사원 감사에 이어 아마도 이동관 방통위가 출범하면 MBC에 대한 방통위 차원의 사무감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결과들을 모아서 방문진 이사진 해임, MBC 경영진 해임 등 그런 수순으로 나아갈 것이라 예상이 된다”고 봤다.

이 본부장은 “MBC 경영진을 임명하는 방문진 이사진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고, 현 MBC 경영진은 올해 3월 새로 취임했다”며 “상식을 가진 정부라면 이들을 잇달아 해임하고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다수의 사퇴 요구가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것이 얼마나 거친 무리수인지 알 수 있지만 지난 1년 동안 전방위적인 정권의 탄압을 받아왔던 MBC 구성원들은 이 비상식적인 절차가 현 정권 내에서 충분히 진행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호찬 본부장은 이어 “이게 안타까운 거다. 너무도 비상식적이지만, 이 정권은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며 “저희의 우려가 기우이길 바라는데, 이 정권의 여러 행태를 보면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설마 했던 것들도 더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형국이라 기우라고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한 “결국 이동관 씨의 방통위원장 임명도 정권의 압박에 굴하지 않는 공영방송 MBC를 어떻게든 무릎 꿇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여당 내부에서도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람이 가면 오히려 어렵다, 언론계에서 반대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그런 사람이 가야 한다는 발언이 공개적으로 튀어나올 정도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바이든 날리면 국면부터 해서 현 정권은 MBC에 대한 비상식적, 표적 공격을 계속해 왔고, 희대의 전용기 탑승 배제도 그러했다. MBC 기자의 질문을 문제 삼아서 도어스테핑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며 “얼마 전 MBC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 역시 그렇다. 여기 계신 국회 출입 기자분들 다 아시겠지만,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는 모든 국회 출입 기자들이 의원실로부터 제공받아 공유하는 자료들이다. 모든 기자가 그렇게 알고 있는 자료를 공유했다는 혐의로 MBC만 타깃 삼아서 기자의 차량, 집, 휴대폰, 노트북을 압수하고 심지어 보도국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 이 정권”이라고 지적했다.

이호찬 본부장은 “저는 올해 3월 위원장이 되기 전에 2년 반 동안 국민의힘 취재를 담당해 왔다”며 “그 기간 국민의힘이 가장 목소리를 높여서 비판했던 것이 전 정권의 내로남불이었고 유체이탈 화법이었다. 선거 기간과 지금까지 이 정권이 가장 많이 외치고 있는 것이 공정과 상식, 자유다. 언론에 대한 이 같은 전방위적인 탄압, 그 과정에서 보이는 내로남불, 유체이탈식 태도들이 결국 이 정권의 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상엔 이호찬 본부장의 주요 발언 인트로와 전체발언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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