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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모습. ⓒ국회방송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KBS 수신료 분리징수 하겠다고 했더니 국민들이 환호성이다. 왜 환호성 하시겠느냐”며 “한쪽 주장만 일방적으로 퍼 나르니까 그렇다. 이건 공영방송이 아니라 민주당·민노총 프로파간다 매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KBS를 향해 “국민에게 돈 달라고 손을 내밀 자격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여당 대표 발언에 KBS 내부에선 김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KBS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내고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율성을 보장받아야 할 공영방송에 대해 여당 대표가 공식 연설에서 수신료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공영방송의 신뢰도를 의도적으로 폄훼한 데 대해 KBS는 강한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KBS가 특정진영 프로파간다 매체’라는 김 대표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 반박하며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수용자 조사에서 KBS는 4년 연속 신뢰도 1위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KBS 교섭대표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공당의 당 대표 입에서 나온 말인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KBS의 보도가 어디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구체적인 팩트 제시도 없다. 오로지 인상 비평”이라고 비판한 뒤 “김 대표 인식은 정권과 여당에 비판적인 보도가 나오면 다 민주당, 민주노총과 한패라는 1차원적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 편이 아니면 다 적으로 간주하는 전형적인 매카시즘적 시각”이라고 우려했다.

KBS본부는 최근의 수신료-전기세 분리징수 국면을 언급하며 “결국 KBS 목줄을 쥐고 흔들어 ‘땡윤뉴스’로 만드는 것이 정권과 여당이 말하는 공영방송의 정상화”라며 KBS에 대한 폄훼와 일방적 비난에 나선 김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지형철 KBS기자협회장은 20일 통화에서 “우리 보도는 어느 한 정당이나 조직이 아니라 여러 정파와 정당의 입장이 담긴다”며 “보도에 대해 다양한 비판이나 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타당한 근거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KBS의 유감 표명을 두고 “국회를 무시하는 오만함의 극치”라고 주장하며 “김 대표 발언 중 대체 틀린 말이 하나라도 있긴 한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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