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와 남북관계, 경제와 부동산 문제, 노동과 연금과 교육 개혁, 외교 분야, 아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이야기 등을 조선일보 단독 인터뷰로 전달했다. 조선일보는 1월2일 신문 1면부터 5면에 걸쳐 윤 대통령 인터뷰를 전달했다.

조선일보가 아닌 타 주요 종합일간지들은 윤 대통령이 질의응답없이 발표한 신년사를 전달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질의도 받지 않은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일간지도 있었다. 한겨레는 대통령이 불편한 질문이 나오는 회견을 하지않고 보수언론을 골라 편한 인터뷰를 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일 신년사를 통해 노동, 교육, 연금개혁을 3대 개혁으로 꼽고 “기득권과의 타협은 쉽고 편한 길이지만 우린 결코 작은 바다에 만족한 적이 없다”고 강경 기조를 보였다. 특히 노동조합을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강경대응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첫 신문 1면에 광고를 내는 것이 관행인 삼성이 올해에도 주요 종합일간지 1면에 광고를 냈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주요 종합일간지 1월2일자 1면엔 모두 삼성의 광고가 실렸다.

▲2일 조선일보 1면.
▲2일 조선일보 1면.

다음은 2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고독한 사회, 온기를 품다”
국민일보 “소멸 마을 지키는 5형제 웃음꽃은 덤”
동아일보 “행복은 부-명예-학벌 아닌 관계에 있습니다”
서울신문 “복합위기 시대, 담대한 변화만이 살 길”
세계일보 “재난의 일상화, 안전시스템 새로 짜자”
조선일보 “美 핵전력, 한미 공동으로 기획·연습하겠다”
중앙일보 “한겨울 반팔입고 쇼핑, 에너지 과소비 스톱”
한겨레 “‘정당간·유권자간 대립’ 분열사회, 깊어져간다”
한국일보 “‘진보는 반미, 보수는 친미’ 진영 간 대립구도 무너졌다”

▲2일 주요종합일간지 1면 모음.
▲2일 주요종합일간지 1면 모음.

기자회견 없이 조선일보와만 단독 인터뷰한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 기자회견은 생략했다. 한겨레는 6면 기사에서 “대통령이 새해 기자 회견을 생략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출근길 약식회견 중단과 특정 언론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등 ‘일방통행식’ 소통 방식을 새해에도 이어나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1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9분 동안 원고를 읽고 질의응답은 이어지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마지막해를 제외하고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매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통령은 질의응답을 받는 신년 기자회견 대신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선택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연말 이미 조선일보와 1시간40분 가량 인터뷰를 한 것으로 알려졌고 2023년 첫 신문에 조선일보는 1~5면에 걸쳐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조선일보 1면은 윤 대통령과의 신년 인터뷰로 제목은 “美 핵전력, 한미 공동으로 기획·연습하겠다”이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과의 인터뷰는 지난해 12월30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했다고 밝혔다.

▲2일 조선일보 3면. 
▲2일 조선일보 3면. 

조선일보와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가 공동연습을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의 ‘핵우산’이나 ‘확장억제’ 개념으로는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고도 전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거부할 이유는 없지만 보여주기식 회담은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정치 양극화 해소를 위한 선거구제 개편을 언급하기도했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고 했고 경제 분야와 관련해서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면서 기업들의 가치 창출 효과가 큰 분야를 투자할 수 있도록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은 ‘3대 개혁’ 과제중 노동개혁에 방점을 두겠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각 분야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5면에 걸쳐 실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못 오면 대통령 부인이라도 와달라는 곳이 많더라. 외교 관계에서도 정상 부인들이 하는 일이 있다. 처에게 드러나지 않게 겸손하게 잘하라고 했다. 저녁에 귀가해보면 일정이 많아 지쳐있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2일 조선일보 5면.
▲2일 조선일보 5면.

타 신문들, 윤 대통령 신년사 싣는 것으로 갈음, ‘불통’ 비판

다른 언론사들은 대통령의 신년사를 전달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한겨레는 6면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불편한 물음이 나올 수 있는 새해 기자회견 대신 보수언론을 골라 편한 인터뷰를 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신년사 발표가 질의응답 없이 진행되면서, 대통령과 취재진 사이 직접 소통은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1월 중 신년회견도 일찌감치 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1면 기사에서 “(신년사 발표가) 출입기자들의 참석도 없이 참모진만 배석한 가운데 9분 가량 낭독하고 끝났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불통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2일 한겨레 6면. 
▲2일 한겨레 6면. 

윤 대통령은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노동개혁을 포함한 3대 개혁 추진 의사를 밝혔다. 3대 개혁은 노동, 교육, 연금을 말한다. 윤 대통령은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며 개혁 우선 순위는 노동에 뒀다. 그러면서 ‘노사 법치주의’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가장 먼저 노동 개혁을 통해 경제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며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꾸면서 노사 및 노노 관계 공정성을 확립하고 근로현장 안전을 개선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교육 개혁을 두고는 “고등교육 권한을 지역으로 넘기고, 지역 산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하고 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는 “연금 재정 적자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기 어렵다. 연금 재정 공론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회에 개혁안을 제출하겠다”고 전했다. 경제위기와 관련해서는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 수출로 이 위기를 돌파하자고 전했다. 신년사에서 경제는 11회, 미래는 10회, 개혁은 8회 등장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신년사에서 협치, 대화, 통합 등이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일 동아일보 2면. 
▲2일 동아일보 2면. 

대통령 신년사, 개혁대상에 ‘귀족 노조’ 거론하며 노동개혁 방점

특히 윤 대통령 신년사에서 노동조합을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변화하는 수요에 맞춰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꾸면서 노사 및 노노관계의 공정성을 확립하고 근로 현장의 안전을 개선하겠다. 직무 중심, 성과급 제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과 귀족노조와 타협해 연공서열 시스템에 매몰되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역시 차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동개혁의 출발은 노사 법치주의라는 기조도 강조했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대통령의 신년사는 노사 간 이견과 갈등을 조정하는 정부의 역할은 외면한 채, 노동을 적대시하고 문제는 공권력을 동원해 힘으로 풀겠다는 것이어서 우려스럽다”며 “강고한 정재계 기득권 카르텔에 대해선 한마디도 않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좁다란 브리핑룸안에는 몇몇 수석비서관의 얼굴이 잠깐 비쳤을뿐 언론의 질문도, 지켜보는 기자도 없었다”며 “들어야할 귀는 닫아버린 채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끝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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