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나 대중가수 인순이씨의 공연을 TV가 아닌 무대에서, 그것도 공짜로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최근 강남 도곡동 EBS본사 1층을 리모델링해 만든 ‘무료 공연장’ EBS Space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EBS Space는 매일 새로운 뮤지션들의 공연을 열고 인터넷 홈페이지(www.ebs-space.co.kr)를 통해 매회 160명을 뽑아 티켓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 개관 기념 공연을 하고 있는 ‘신영옥과 수퍼밴드’ⓒ EBS
5월에도 대형 뮤지션들의 무료공연이 예정돼 있다. 국내에도 많은 음악팬을 갖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20일)와 이사오 사사키(21일)의 공연이 펼쳐진다. 24일에서 26일까지 열리는 뮤지컬 <명성황후>의 소프라노 김원정 공연과 27일과 28일 선보이는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의 무대도 기대된다.

내달 7일과 8일에는 인순이씨의 시원한 목소리를, 9일에는 블루스 가수 김목경씨의 서정적인 목소리도 만날 수 있다. EBS는 우수공연을 선별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 10시 을 통해 방영하고 있다.

노래와 연주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뮤지션들이 나와 공연을 하고, 이것을 다시 방송하는 것은 KBS2<윤도현의 러브레터>나 MBC <수요예술무대>와 비슷하다. 그러나 앞의 두 프로그램이 방송에 무게가 실린다면 EBS Space는 공연에 무게중심을 둔다. EBS Space의 내부만 봐도 알 수 있다. 객석과 관객석의 거리가 불과 1m에 불과해 뮤지션과 관객의 교감을 우선했다는 것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일주일에 한번씩 녹화방송 하는 다른 음악프로그램과는 달리 매일 다른 뮤지션들의 공연이 열리는 것도 특이하다. 예술감독을 겸하고 있는 김준성PD의 네트워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김PD는 “EBS하면 강의위주의 딱딱한 분위기였는데 열린 문화공간이 생긴 뒤로는 방송국 자체가 생동감이 넘친다”며 “상업논리에 밀려 인기위주의 방송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좋은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무료상설 공연장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는 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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