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보수야권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패배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패배를 인정하며 다시 ‘새정치’를 꺼내들었다. 지난 10여년간 거대 양당과 낡은 기성정치에 대항해 새정치를 실현하겠다며 초심을 강조하는 입장문이었지만 다수 언론매체는 이번 단일화 실패로 그의 정치행보가 어두울 것이라 전망했다. 

안 후보는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는 야권단일화의 물꼬를 처음 트고 막힌 곳은 제 모든 것을 버리고 양보해 뚫어 단일화에 최선을 다했다”며 “야권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고 자평했다. 

안 후보는 “지난 10년간 고이고 썩은 서울시정을 혁신하고 시청에 채워진 이념과 진영의 족쇄를 풀어 새 성장동력을 만들고 싶었다”며 “저의 4월7일 서울시장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만 꿈과 각오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한 뒤 “기성 낡은 정치를 이겨내고 새로운 정치로 바꾸겠다는 안철수의 전진은 외롭고 힘들더라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패배에 승복하며 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오 후보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반드시 승리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저도 야권 승리를 위해 힘껏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 단일화에서 패배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사진=국민의당
▲ 단일화에서 패배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사진=국민의당

이날 안 후보 패배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실상 향후 정치행보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평이 나오고 있다. 

시사저널은 “‘또 철수’하게 된 안철수… 그는 어쩌다 ‘필패의 역사’를 썼나”에서 “단일화 문턱 못 넘고 정치생명 최대 위기”라고 평가했다. 오 후보가 과거 시장직을 내던지면서 여당의 서울시장 독주 체제를 부른 장본인이라 안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았음에도 패배했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는 그동안 제3지대 포지션을 강조했지만 시사저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상으로 이 차기 대권에서 의미있는 입지를 차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동아일보도 이날 국민의힘과 합당을 제안했던 것에 대해 “3석 국민의당과 102석 국민의힘이 ‘당 대 당’ 통합 과정에서 당 지분 등을 놓고 파열음이 발생할 수 있고, 합당이 서로 동등한 형태가 아니라 ‘흡수 통합’ 형태로 진행될 경우 국민의당 대표인 안 후보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 곤혹스런 상황에 처할 수 있게 된다”며 “합당 과정이 순탄할지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동아일보 역시 안 후보의 내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대선도 포기하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고 밝힌 만큼 이날 오 후보에게 패배하면서 대선 출마 명분을 크게 잃게 되는 상황이 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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