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이재학 PD 1주기를 앞두고 청주시에 게시한 청주방송 규탄 현수막 100개가 전량 철거됐다. 게시한 지 한나절 후다. 현수막을 회수한 각 구청은 “불법 게시물인데다 민원이 몰렸다”며 이유를 밝혔다. 

대책위는 지난달 27일 이재학 PD 1주기 추모 주간을 선포하며 청주시 곳곳에 청주방송과 대주주 이두영 두진건설 회장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청주방송 사옥 앞을 포함해 주요 사거리, 두진건설과 청주상공회의소 인근 등에 게시했다. 모두 100개로 이 PD를 추모하는 시민들로부터 모금을 받아 제작했다. 

27일 밤 게시한 현수막은 28일 오전 대부분 철거됐다. 청주방송 앞에 걸었던 현수막도 모두 제거됐다.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피디를 추모합니다’ 문구의 추모 현수막도 일괄 회수됐다.

▲ 1월27일 대책위가 청주시내에 게시한 청주방송 규탄 및 고 이재학 PD 추모 현수막. 윗줄 3개 사진은 청주방송 사옥 앞에 게시된 현수막이다. 모두 철거됐다. 사진=대책위 제공
▲ 1월27일 대책위가 청주시내에 게시한 청주방송 규탄 및 고 이재학 PD 추모 현수막. 윗줄 3개 사진은 청주방송 사옥 앞에 게시된 현수막이다. 모두 철거됐다. 사진=대책위 제공

 

대책위 항의에 청주 서원구청 측은 “지정 게시대에 건 현수막이 아니면 불법”이라며 “민원 전화가 많이 왔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 사회변혁노동자당 등 지역 정당들이 함께 건 현수막이라고 반박했으나 구청은 “정당 게시물이라 해도 불법”이라고 답했다. 

서원구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침에 출근한 단속 담당자들이 반복되는 내용의 현수막이 집중 게시된 것을 보고 철거했다. 현수막이 걸린 다음날 건축과 광고물팀에 민원 전화가 상당히 많이 왔다”고 설명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상가 지역을 피해 걸다 보니 현수막 게시가 몰린 구역은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전례에 비춰 이렇게 신속히 즉각 현수막이 철거된 적은 없었다”며 “구청은 아니라고 답했으나 대책위는 조직적이거나 악성의 민원 접수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고 말했다. 

대책위에선 이재학 PD 추모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전량 철거된 데 대해 ‘관공서가 지역 권력자의 문제에만 전광석화처럼 움직인다’는 힐난도 나왔다. 

▲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충북지역대책위 활동가들이 1일 오전 8시 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선전전을 열었다. 사진=충북대책위 제공
▲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충북지역대책위 활동가들이 1일 오전 8시 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선전전을 열었다. 사진=충북대책위 제공
▲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충북지역대책위 활동가들이 1일 오전 8시 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선전전을 열었다. 유족 이슬기씨(아래)도 참여해 피켓을 들었다. 사진=충북대책위 제공
▲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충북지역대책위 활동가들이 1일 오전 8시 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선전전을 열었다. 유족 이슬기씨(아래)도 참여해 피켓을 들었다. 사진=충북대책위 제공

 

대책위는 이 PD 1주기인 오는 4일까지 청주방송 사옥, 두진건설, 청주상공회의소, 이두영 회장 자택 앞 등에서 매일 선전전을 진행한다. 1일 오전 8시엔 청주방송 앞에서 피켓 시위를 열었다. 이 PD 누나인 이슬기씨도 참여해 “이재학 PD 사망 책임을 부정하는 청주방송 규탄한다”는 피켓을 들었다. 

이재학 PD 1주기 추모 문화제는 오는 4일 오후 3시 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열린다. 문화제 참가자들은 행사 종료 뒤 대주주 회사인 두진건설까지 추모 행진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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