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간에는 사전에 어떤 공모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유미씨가 조작한 내용이 ‘인터넷 상에 떠도는 내용’이라고 밝히면서도 이씨가 누군가로부터 문준용씨 특혜 의혹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고 제보자를 공개할 수 없어 조작한 것 아니냐는 모순된 추측도 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2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간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대화 내용은 이유미씨가 안철수 당시 대선후보 캠프의 ‘국민캠프 2030 희망위원회’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이력서를 주고 받았던 날인 지난 4월22일부터 지난 5월6일 전까지의 대화다. 이는 이준서 전 위원의 휴대폰에 남은 이유미씨와의 대화 내역을 갈무리한 것이다.

이날 이용주 의원이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이유미씨는 4월27일 밤 12시 이유미씨의 서울 선릉역 인근 술집에서 만났다. 이때 이유미씨가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자신이 들었다며 문준용씨의 파슨스 스쿨 ‘동료’라는 사람으로부터 들은 제보 내용을 처음 전달했다. 제보자는 이유미씨가 만든 녹취파일 속에 등장하는 ㄱ아무개씨로, 이유미씨는 남동생의 목소리로 녹음한 파일임을 시인한 바 있다.

▲ 이용주 의원이 공개한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간의 대화 내용.
▲ 이용주 의원이 공개한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간의 대화 내용. 이유미씨가 이준서 전 위원에게 제보자에게 들었다는 내용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이후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이유미씨 사이에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ㄱ아무개씨에 대해 이유미씨는 “남자에요. 파슨스에서 같이 유학한 사람”이라며 “둘 다(문준용씨 관련 제보 내용을 받았다고 이유미씨가 조작한 두 제보자) 같이 유학했어요. 그런데 00님(ㄱ아무개씨)이 더 친했대요”라고 설명했다. 이유미씨는 ㄱ아무개씨의 아버지가 “중진공 사장하셨다고 했다”고 설명을 덧붙였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인지는 둘 사이의 대화에서 더 이상 언급되지 않는다.

이용주 의원에 따르면 이유미씨는 검찰 조사 전 국민의당에 찾아와 조작 사실을 고백하면서 “이 건에 대해서는 ㄱ아무개씨와 대화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유미씨는 같은 회사에 다녔던 ㄱ아무개씨를 알고 있고 몇 년 전까지는 교류도 있었으나 문준용씨 관련 제보를 준비하면서는 접촉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이유미씨는 ㄱ아무개씨를 내세워 남동생의 목소리로 ㄱ아무개씨인척 녹음파일을 만들었지만 국민의당은 기자회견 전 ㄱ아무개씨가 실제로 파슨스 스쿨에 다닌 인물이 맞는지도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 이용주 의원은 “공문을 보내서 확인한 적은 없다”면서도 “페이스북에 보면 본인이 파슨스 스쿨에 다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상세히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용주 의원은 ㄱ아무개씨가 말했다고 조작한 녹취록이나 카카오톡 대화 화면 등은 거짓이더라도 혹여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 뒤 직접 들은 내용을 이유미씨가 ㄱ아무개씨를 가장해서 발표한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정확히는 모르지만, 얘기는 있는데 제보하거나 폭로하기 위해 당사자의 동의를 얻지 않았을 수 있다”며 “동의는 안해도 이유미는 알고 있는 거고 (따라서) 다른 사람을 가장해서 발표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유미씨는 이용주 의원에게 조작 사실을 털어놓으러 만난 자리에서 제보자 녹취록이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을 종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용주 의원은 이유미씨가 “실제로 다른 사람과 대화가 있지 않았나”라는 추정 섞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관련 근거로 이 의원은 “이유미가 제출했던 여러 내용이 혼자 알기는 방대한 내용이고 (녹취록에 등장하는) 시민사회수석 관련 얘기나 카카오톡에 나와 있던 문준용이 어느 학교를 다녔다든지 하는 등의 내용은 혼자 알아내기에는 많은 내용”이라는 점을 들었다. 이 의원은 “실제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문준용씨 채용 관련) 논의가 있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유미씨가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을 근거로 종합해 녹취록 등 자료를 조작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유미씨가 또 다른 누군가의 문준용씨 관련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언을 들은 뒤 자료를 조작했을 가능성은 더 희박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용주 의원은 이준서 전 위원이 이유미씨와 사전에 증거조작 논의를 함께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의원이 공개한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위원 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이준서 전 위원이 조작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는 것을 짐작케하는 내용은 없다. 

이유미씨가 검찰에 출두하기 전, 일부 당원과 기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당이 시킨 일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 이용주 의원은 “당이 버릴 것 같고 의지할 곳이 없어서 그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준서 전 위원과의 공모는 없었으며 이유미씨가 혼자 한 일이 맞다는 것이다.

일단 이준서 전 위원과 이유미씨 사이에 오고간 대화내용을 보면 이준서 전 위원은 구체적으로 제보자의 증언을 살펴보지 않았으며 이유미씨가 제시한 근거를 어떻게 하면 이슈화시킬지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이용주 의원이 공개한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간 대화 내용. 이유미씨는 제보자 보호를 이유로 기자와 제보자 간 연락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기자들이 제보자로부터 원하는 내용을 전달해주고 있다.
▲ 이용주 의원이 공개한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간 대화 내용. 이유미씨는 제보자 보호를 이유로 기자와 제보자 간 연락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기자들이 제보자로부터 원하는 내용을 전달해주고 있다.
다만 이준서 전 위원은 “취업관련 합격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중요”, “지원 전 인지? 지원 후 발표 전인지”라며 문준용씨의 ‘특혜채용’을 뒷받침할만한 증언의 사실관계를 이유미씨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이유미씨는 “그건 이 사람(이유미씨가 제보받은 인물이라고 밝혔던 ㄱ아무개씨) 통해서는 확인이 안되네요”라며 “문이 아들 스팩 만들어주려고 무리하게 꽂아넣은 사실만 들은 거지, 사전에 고용노동부 취업확정 보장을 받고 지원했는지 아니면 지원할 땐 몰랐지만 발표 전에서야 합격했단 사실을 알게된 건지 그런 것까진 모르겠다고 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준서 전 위원은 이러한 사실을 들은 뒤 기자들에게 공개하기 위한 준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위원은 이유미씨가 제보받았다고 말한 이후 “문이 아들 스팩 만들어주려고 무리하게 꽂아넣은 사실에 대해 녹취는 가능해?? 시점이 중요한거”라며 증거를 확보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을 이유미씨에게 전달했다. 이유미씨는 이후 5월1일 제보자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갈무리 사진을 여러 장 이준서 전 위원에게 전송했다. 국민의당에서 5월7일 논평을 통해 이 자료를 바탕으로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 관련 제보자가 두 명이라고 밝혔지만, 이유미씨는 혼자 세 사람 역할을 하면서 해당 화면을 조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유미씨는 ㄱ아무개씨와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을 이준서 전 위원에게 카카오톡으로 전달했다. 이준서 전 위원은 “기자가 내용에 대해 약간 아쉬워하네”라며 “좀 더 구체적으로 그분이 자발적으로 얘기해줘야 안전하다”며 기자와 제보자 간 인터뷰 주선을 제안했다. 이런 말을 한 시점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당이 녹취 내용을 공개하기 전이다.

이준서 전 위원은 “카톡 캡처이미지를 일베에 익명으로 올리는 건 어때”라거나 “암튼 최대한 기사 내게 할게”, “기사들 나오면 고시생 카페 등 여러 곳에 링크 태워야해” 등의 말을 했다. 이유미씨도 “최재원 잘 보호해주세요”, “이분 진짜 노출시키지 말아주세요” 등 취재원 보호를 요청하면서 둘 사이의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취재원 검증 절차는 넘어가는 모습이다.

이유미씨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제보 내용을 전달받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에 제보내용을 전달했고, 이 내용은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졌다.

이준서 전 위원이 자세히 검증을 하지 않았더라도,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은 제보내용을 재차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을 왜 하지 않았을까. 당시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은 “공익제보의 경우 어떤 사람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는지는 직접 확인하지 않는다”며 “이준서 위원에게 물어보니 이 자료들을 가져온 여자(이유미씨)는 자기가 잘 아는 사람이고 전화가 되는 상태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러 설명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은 ㄱ아무개씨와 문준용씨가 어떻게 가까운 사이인지 등 제보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폭로한 책임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용주 의원은 “공명선거추진단에서 명확히 확인했어야 한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다만 이 의원은 “(사전에 녹취파일을 들어봤어도) 아마 공개했을 것 같다”며 당 차원에서는 조작 사실 파악이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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